두李 빠진 친이 “구심점 없다”

두李 빠진 친이 “구심점 없다”

홍희경 기자
입력 2008-04-12 00:00
수정 2008-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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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힐 대로 얽혔다. 칼로 끊어서라도 얽힌 실타래를 풀 인물이 없다.4·9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달성한 한나라당이 승리를 이끌었지만, 좌장을 잃은 친이(親李·친이명박)측의 딜레마다.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총선 성적표를 보면서 11일 친이측의 딜레마는 더욱 깊어졌다. 친박 세력은 수적으로 여당 안팎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각종 사안에 노련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당외 친박은 중진들 생환

좌장 역할을 할 김무성 의원이 건재하고, 원로급 서청원·홍사덕 당선자가 국회에 새로 입성했다. 이들이 친박 구심점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수장인 박 전 대표도 국회에서 직접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이다. 친이측은 이재오·이방호·정종복 의원을 잃었다. 그것도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박 전 대표의 위상을 확인시키는 재물이 된 측면이 있어 상처가 깊다. 중앙무대 실세들이 민심에서 외면당한 선거 결과가 친이측에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직접적인 지원사격을 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

자연히 관심은 ‘포스트 이재오·이방호’에 쏠리지만, 묘책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득 의원이 좌장역을 맡자니, 선거운동 기간 이재오 의원계 수도권 후보들이 ‘형님 공천’을 정면으로 비판한 게 걸린다. 대통령의 형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이재오 의원을 잃은 수도권 당선자들도 구심점을 잃은 채 쉽게 행동을 통일하지 못하고 있다.

소장파인 정두언 의원과 권택기, 정태근, 조해진·강승규·백성운 당선자 그룹이 ‘새 얼굴’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태생적으로 ‘한계론’을 안고 제기된다.

소장파 정두언 의원 역부족론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 등 원조 소장파들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 또 그동안 소장파의 역할이 한계에 부딪혔던 전력에 비쳐볼 때, 재선인 정 의원 혼자만으로 당을 장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당권을 확보하는 데에만 중진급 인사가 필요한 게 아니다. 여당으로 국회의장단을 구성할 필요도 있다. 자리는 많은데 이를 맡을 중진이 부족해지니 김형오·안상수·홍준표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들도 계산이 복잡해졌다. 친이측 사정에 아랑곳없이 친박측 당선자들은 이날 박 전 대표를 만났고 ‘7월 전당대회 전 일괄복당 방침’을 정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7월 이후 선별복당’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만, 이를 강력하게 주장할 ‘거물’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08-04-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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