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님과 도둑의 정중한 회견

서장님과 도둑의 정중한 회견

입력 2008-03-25 00:00
수정 2008-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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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20살에 도둑질은 처음이라는 정길동(鄭吉東)이라는 친구가 봉천동 최(崔)모씨집에 숨어들다가 주인에게 발각되자 급한김에 뛰어든게 지하실.

독안에 갇힌 쥐꼴이 되었는데 목에 칼을 대고, 들어오면 자살하겠다고 버티고 있어 경찰관이 15명이나 출동,「나와라」「못나간다」로 무려 6시간을 대치하다가 노량진서장과 형사과장이 들어가 범인과 마주 서게되었는데 서장과 주고 받은 말이 걸작이야.

범인=『어느서에서 나왔읍니까?』

서장=『노량진에서 나왔다』

범인=『아 이번에 진급하셨지요? 축하합니다』

서장=『나 진급못했다』

범인=『아니 서대문서장 중부서장도 다 되었는데 서장님은 왜 진급을?』

서장=『임마, 중부서장도 진급못했어』

범인=『아 그래요? 잘 몰라 미안합니다』

이러다가 범인이 유서를 쓰겠다고 해서 내가 만년필과 종이를 주었더니 형수에게 원망조의 유서와 서장에게「소란피워 미안하다. 앞으로 진급이 속히 되길 빈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칼로 목을 그어 약간 상처가 났지.

그래 의사를 불러 치료를 해주고 잡았지. 나중에 서장말이「그친구 비록 도둑이긴 하지만 내 진급에 관심이 많아 고맙더군」.(웃음)

[선데이서울 71년 7월 11일호 제4권 27호 통권 제 1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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