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이 무지치(I Musici) 실내악단이 지금 전국을 순회하며 연주회를 갖고 있다. 지난 14일 경기도 고양아람누리에서 시작하여 새달 6일 부산에서 끝난다. 지난 12일 입국하여 새달 7일 돌아가기까지 12차례 연주회를 치르는 강행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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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례의 전국순회공연을 펼치고 있는 이 무지치 실내악단. 내한할 때마다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전략으로 국내팬층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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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례의 전국순회공연을 펼치고 있는 이 무지치 실내악단. 내한할 때마다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전략으로 국내팬층을 확장하고 있다.
해외의 유명 연주단체가 거의 한 달에 가까운 기간 우리나라 전역을 돌며 순회 연주회를 갖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전국적으로 이 많은 연주회의 객석을 채울 만큼 팬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면 불가능하다. 실제로 이 무지치는 고양아람누리와 18일 광주문화예술회관,20일 대전예술의전당,21일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에 모두 1000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모았다.
작곡된 시기의 연주법과 악기를 쓰는 이른바 정격연주가 일반화된 요즈음 이 무지치의 ‘현대적인’ 연주는 오히려 낡은 스타일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무지치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음악칼럼니스트인 이지영 성남아트센터 과장은 “이 무지치의 힘은 곧 ‘사계(四季)’의 힘”이라고 단언했다. 비발디의 ‘사계’는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무엇인지를 묻는 국내의 각종 조사에서 수십년째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한 1970년대 이후 “‘사계’는 이 무지치”라는 이미지가 굳게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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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지치 악장 안토니오 살바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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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지치 악장 안토니오 살바토레.
최근에는 파비오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의 ‘사계’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모았고, 장영주도 오르페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럼에도 각 방송국에서 ‘사계’가 필요할 때는 여전히 이 무지치의 음반을 고르고 있다고 이 과장은 설명했다.
친숙하지만, 내한할 때마다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도 팬들을 이끄는 요인의 하나가 된다. 이 무지치를 초청한 공연기획사 아카디아의 김재연씨는 “티켓을 예매하는 음악팬 가운데는 이 무지치의 ‘사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무지치는 이번 내한에 앞서 2003년부터 악장을 맡고 있는 안토니오 살바토레가 독주자로 나선 ‘사계’ 음반을 새로 내놓았다. 초대 악장 펠릭스 아요와 로베르토 미켈루치, 피나 카르미렐리, 페데리코 아고스티니, 마리아나 시르부를 잇는 여섯번째 사계 음반이다.1995년 시르부 이후 13년만의 새로운 녹음이기도 하다. 이번 내한에서도 물론 안토니오 살바토레가 독주자로 ‘사계’의 활을 잡는다.
이 무지치가 이번에 준비한 프로그램은 3가지. 모차르트와 차이콥스키, 요한 슈트라우스, 파야, 피아졸라의 소품에 우리동요 ‘우리 집에 왜 왔니?’ 등 소품으로 꾸민 ‘프로그램 A’와 제미니아니와 타르티니, 리스트로 구성한 ‘프로그램 B’, 그리고 모차르트와 로시니, 파가니니로 이루어진 ‘프로그램 C’가 있다.
하지만 세 프로그램 모두 피날레는 비발디의 ‘사계’가 장식한다. 이 무지치의 내한 연주회에 ‘사계’가 빠지는 날은 좀처럼 오지 않을 것 같다.
남은 일정은 ▲22일 전주 소리문화의전당 ▲23일 순천문화예술회관 ▲24일 천안시청 봉서홀 ▲2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28∼29일 서울 예술의전당 ▲4월 1일 성남아트센터 ▲6일 부산문화회관.(031)932-8370∼2.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2008-03-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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