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추지 못한 퍼즐 / 글 김미라·방송작가

맞추지 못한 퍼즐 / 글 김미라·방송작가

입력 2007-12-18 00:00
수정 2007-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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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을 두 팀으로 나누어서 퍼즐을 맞추게 합니다. 수천 개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퍼즐을 맞추는 일은 쉽지가 않겠지요. 두 팀 중에서 어느 한 팀이 퍼즐을 맞추고 나면 다른 팀의 작업도 중지시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그때 맞추던 퍼즐에 관해서 물어보면 어느 팀이 더 많이 기억할까요? 퍼즐을 다 맞춘 팀보다는 끝내 퍼즐을 완성하지 못했던 팀의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더 자세히 기억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끝내 완성되지 않은 퍼즐처럼 아쉬움을 남긴 것들, 끝끝내 이룰 수 없었던 것들, 마음이 후련할 때까지 누려보지 못한 것들, 마음먹은 만큼 사랑하지 못했던 사람, 해주고 싶었던 것을 다 해주지 못했던 관계. 만족스럽게 보낸 날들은 기억에서 사라졌어도 다 맞추지 못한 퍼즐 같은 순간은 오래오래 남아 있습니다. ‘도마에 새겨진 수많은 칼자국’처럼 마음에 새겨져 있을 것입니다.



미완성의 퍼즐은 우리에게 가르쳐주었습니다. 세상에는 내 뜻대로 되는 일들이 그리 많지 않으며,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겸손함을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을. 완벽하게 다 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애틋하게 기억되는 순간을 새삼스럽게 쓰다듬어봅니다. 도마에 새겨진 칼자국을 쓰다듬어보듯이….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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