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거론 경거망동” “문국현 잘 모른다”
노심(盧心)의 향배가 다시 수면 위에 올랐다. 노무현(얼굴) 대통령이 참모회의에서 밝혔다고 지난 25일 청와대 브리핑이 소개한 내용 때문이다. 노 대통령 발언 가운데 두 가지가 관심을 모은다.
노무현 대통령
열린우리당 해체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를 해명하지 않는 이상 지지가 어렵다는 기존 입장보다 한 발 앞섰다고 비쳐지고 있어서다. 노 대통령은 “제3후보론은 모략이며 후보를 뽑아 놓고 단일화를 언급하는 것은 오해를 넘는 모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쯤 되면 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는 관측이 뒤따른다.26일 정 후보는 화답이라도 하듯 광주에서 “10년간의 민주세력의 가치와 정책을 견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화법은 당에 대한 주문 형식이다. 노 대통령 스스로가 후보단일화협의회(후단협)에 흔들렸던 지난 2002년의 악몽을 떠올린 듯하다. 열린우리당을 계승한 신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으면 자신의 경험을 뒤집는 셈이 된다.
바로 여기까지다. 아직 정 후보에게 마음까지 다가간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정 후보의 한 측근도 “지지 의사라기보다 신당의 대표주자를 존중하자는 차원의 원칙적 언급 아니냐.”고 받아들였다. 오히려 노 대통령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치 원칙을 다시 한번 꺼내면서 정 후보에게 대답을 압박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다음은 문국현 후보에 대한 언급이다. 노 대통령은 문 후보에 대해 “입장을 가질 만큼 잘 모르고, 검증을 거친 분이 아니다.”고 했다. 당장 ‘문국현 흔들기’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심지어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과 고건 전 총리 경우처럼 제3후보의 치명적 약점을 건드려 또다시 낙마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문 후보에 대한 입장은 기존 제3의 후보들과는 달라 보인다.‘노-문 연대설’이 나왔을 만큼 이번에는 특정 후보와 연루돼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한 핵심관계자는 “문 후보의 정치적 비전과 능력을 모르겠다는 지극히 대중적 관점에서 나온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후보가 참여정부를 국정실패 세력으로 규정했는데 노 대통령이 무슨 명분으로 지지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굳이 해석하자면 정 후보에게는 정치원칙에 대한 답변을 다시 한번 압박하고, 문 후보와는 불필요한 오해가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언급으로 받아들여진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2007-10-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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