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답안 있어 더 힘들죠

모범답안 있어 더 힘들죠

손원천 기자
입력 2007-05-26 00:00
수정 2007-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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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앨범 만드는 것이 더 쉽다고요? 신곡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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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뱅크 정시로(왼쪽),조한영
그룹 뱅크 정시로(왼쪽),조한영
부드러운 록발라드 계열의 노래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 뱅크가 리메이크 앨범인 7.5집 ‘from vitalsign’으로 가요계에 복귀했다.7집앨범을 낸 지 1년반만이다. 김장훈의 ‘슬픈 선물’을 비롯해 다섯손가락의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이연실의 ‘목로주점’ 등 19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명곡들을 리더 정시로 특유의 목소리로 새롭게 해석했다.

8집 앨범을 내기 전, 쉬어가는 앨범 아니냐는 질문에 정시로는 손사래를 치며 펄쩍 뛴다.

“정말 진지하게 재해석 작업을 했어요. 리메이크 앨범을 두고 ‘노래방 노래’라며 평가절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하지만 원곡보다 좋은 느낌을 주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편곡 등도 생각보다는 훨씬 어려워요. 음악팬들에게 곡에 대한 모범답안은 이미 있잖아요. 그걸 바꾼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리메이크가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외국에서는 제대로 재해석한 노래를 명곡의 반열에 올려 놓기도 하잖아요.”

머리곡은 김장훈의 ‘슬픈 선물’. 하지만 모든 곡들이 타이틀 곡이나 다름없다. 이미 음악성과 대중적 인기를 검증받은 노래들이기 때문이다.

“모두 저와 친한 작곡가나 가수들의 노래중에서 골랐어요. 그 중 ‘슬픈 선물’ 편곡작업이 가장 까다로웠죠. 차분한 저음부와 폭발적인 고음부의 극명한 대비에서 전혀 새로운 느낌을 받으실 거예요.‘목로주점’도 비슷했어요. 가사에 나오는 ‘30촉 백열등’이란 표현처럼 요즘엔 거의 쓰이지 않는 단어들이 많은 노래예요. 가사를 바꾸지 않은 채 리듬과 멜로디만으로 곡의 느낌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발라드의 가객(歌客)’이란 별명에 걸맞게 가슴을 적시는 ‘정시로표’ 음색이 앨범 전체를 아우른다. 그 위에 그룹 ‘피노키오’에서 활동하던 객원연주자 조한영의 깔끔하고 세련된 기타연주가 덧씌워졌다. 수록곡은 총 10곡. 대부분의 곡들이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표방하고 있다. 리듬 부분 역시 다양한 변환을 모색했다. 처음 들으면 어느 가수의 어떤 노래인지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올 가을쯤엔 록 발라드 계열의 8집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디지털 싱글이 음반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상황인데도 여전히 정규앨범만을 고집한다.

“뮤지션들은 좋은 음질의 음반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쓰는데, 정작 팬들의 귀에 들리는 것은 노래를 세번 압축시키는 과정에서 음질이 여기저기 깎여진 MP3죠. 음원판매 수익의 분배 과정도 여전히 불공평하고요.2년후쯤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면 새로운 음반시장이 형성될 거라 생각해요. 고집스럽다는 지적도 받지만,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질좋은 음반을 계속낼 거예요.”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2007-05-2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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