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김진우 3단 ○백 박승화 초단
제9보(158∼192) 백158로 빠지는 수는 우변 흑 대마에 대해서 항상 절대 선수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 1선의 빠짐이 끝까지 흑을 괴롭히는 단초가 됐다.
만약 (참고도1) 흑1로 받을 수 있고 이것으로 우상귀가 전부 흑집이라면 흑도 마지막 끝내기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백2로 밀고 나가는 수가 준비되어 있다. 흑3,5로 끼워 잇는 것은 백6의 젖힘이 흑 석점을 자충으로 만들며 백돌의 수를 늘리는 맥점이어서 흑이 안 된다.
그렇다고 흑5로 A에 단수 치는 것은 백5로 패를 따내 큰 패가 되는데 흑 대마의 사활이 걸린 백의 꽃놀이 패이므로 흑이 더욱 안 된다.
보통 이런 모양에서는 (참고도2) 1이 맥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이 있다. 그러나 이 수도 흑 대마를 살릴 수는 있지만 피해를 면할 길은 없다. 백4의 마늘모 행마가 멋진 맥점으로, 이 한수에 의해 우상귀 백 두점은 연결되어 있다. 그러면 흑은 5로 두집을 만들며 살 수밖에 없는데 이하 11까지 당하고 나면 아마 눈물이 핑하고 돌 것이다.
그래서 흑161로 받은 것이지만 164까지 귀의 주인이 바뀌고 나니 실리의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게다가 백의 선수로 백이 166의 곳마저 차지하자, 이제는 백이 덤을 줘도 넉넉할 정도의 형세이다.192에서 돌을 거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2007-02-1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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