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己饑己溺 기기기닉

[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己饑己溺 기기기닉

입력 2006-12-07 00:00
수정 2006-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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己:몸 기 饑:굶주릴 기 溺:빠질 닉

“우(禹)임금은 자신이 사명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백성들이 물로 고초를 겪고 있다고 생각했고, 직(稷)은 자기가 일을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는 것으로 여겼다. 이처럼 그들은 백성들의 곤경에 대해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했기에 스스로 그렇게 조급해 했다.”전국시대 맹자는 ‘맹자-이루장구(離婁章句)’ 하편에서 우임금과 직을 이렇게 칭송했다. 그들이 누군가. 천하의 우임금은 13년 동안 홍수와 싸워 이긴 ‘치수(治水)의 달인’이요, 직은 상고시대부터 농사(農師)로 유명한 인물 아닌가. 그럼에도 이들은 허물을 자신에게서 찾으려 했다. 백성의 고통을 자기 것으로 여겼다.

기기기닉(己饑己溺)이란 이렇듯 사명감이 투철한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기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해묵은 ‘남의 탓’ 행태를 보며 다시금 그 참뜻을 되새겨 본다. 자신의 부적절한 공직 후보자 지명 철회를 “굴복”이라며 “임기를 다 마치지 않는 첫번째 대통령이 안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대통령. 걸핏하면 “대통령 그만 둔다.”며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대통령….

맹자는 또 말한다. 행유부득자 개반구저기(行有不得者 皆反求諸己)라. 행하고도 결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먼저 내게 허물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스스로 떳떳하면 두려울 게 무엇인가. 국민은 이제 ‘하야 가능 증후군’이니 ‘두려움 마케팅’이니 하는 말에 염증이 난다.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지금부터라도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기기기닉하는 자세부터 보여줘야 할 것이다.

jmkim@seoul.co.kr

2006-12-0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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