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682)-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28)

儒林(682)-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28)

입력 2006-09-01 00:00
수정 2006-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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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28)


마침내 퇴계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다.

“지난번에는 다만 본체가 작용하지 않는다는 데에 대해서는 알았지만 심오한 작용(理의 작용)이 드러나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를 마치 죽은 것(死物)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니, 이는 바른 도(道)와 거리가 너무 멀지 않았습니까. 지금 그대(고봉)가 정성껏 저를 가르치신 덕분에 잘못된 견해를 버리고 새로운 뜻을 얻었고, 새로운 깨달음을 키웠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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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는 자신보다 26살이나 어린 고봉이 ‘정성껏 가르치신 덕분’에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그뿐인가.

퇴계는 자신의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다음과 같은 결심을 10월15일자 편지 마지막 부분에 술회하고 있는 것이다.

“…저는 이전부터 책을 읽을 때 대충 읽어 잘못 이해하는 잘못을 더욱 스스로 경계하고 두려워하여 조금이라도 고치려 하였습니다만 죽기 전에 이런 뜻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10월15일자 편지에서 고봉이 자신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릇된 견해를 바로잡는 스승의 태도를 확인한 순간 ‘사물의 이치에 이른다(物格), 또는 무극(無極) 같은 것에 대한 해석을 선생님께서 굽어 살펴 주심에 힘입어 평소 어지럽게 오가던 것이 끝에 한가지로 매듭지어졌습니다. 한평생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있겠습니까. 춤을 추어도 뜀을 뛰어도 그 즐거움을 다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답장을 두 사람이 나누었던 11월15일자 마지막 편지에서 기대승이 써 보낸 것은 노스승의 태도에 감동한 후학으로서의 환희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바로 이러한 고봉의 치열한 학구정신을 높이 삼으로써 퇴계는 벼슬에서 물러나기 전, 선조와의 독대에서 선조가 자신의 스승으로 삼을 만한 신하를 찾고 있음을 토로하면서 ‘누가 학문이 훌륭합니까.’하고 묻자 ‘그것은 참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그런데 신이 어찌 전하를 속이고 누가 특별하여 취할 만하다고 여쭈오리까. 다만 기대승 같은 사람은 글을 많이 읽었고 성리학을 깊이 연구해서 그 견해가 유학에 정통했다고 할 수는 있지만 다만 수렴공부는 아직 적은 듯싶사옵니다.’라고 고봉을 추천하였던 것일까.

수렴(收斂).

거친 성정을 지녀 정신수양 공부는 부족하지만 성리학을 깊이 연구해서 그 견해가 유학에 정통하였다고 평가해서 천거한 기고봉.

기고봉은 퇴계의 추천을 받고 마침내 한때 퇴계가 재직하였던 오늘날 국립대학교의 총장격인 성균관 대사성에까지 오르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퇴계가 선조에게 고봉을 천거하였던 것은 지난해 3월, 고봉이 격물치지에 관한 스승의 오류를 지적한 것이 올해 초 여름 5월이었으니, 그렇다면 퇴계는 어떤 점을 보고 고봉이 ‘성리학을 깊이 연구해서 그 견해가 유학에 정통하다.’고 기라성 같은 학자들을 제치고 직계제자가 아닌 고봉을 서슴없이 천거하였던 것일까.
2006-09-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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