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한국축구 ‘뒷심’

[World cup] 한국축구 ‘뒷심’

입력 2006-06-20 00:00
수정 2006-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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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지배 상태는 그라운드를 왼쪽, 가운데, 오른쪽으로 삼등분해 팀별로 소비한 시간을 보여준다. 인저리타임까지 92분 경기에서 프랑스는 중간에서 21분(45%), 왼쪽에서 17분(17%), 오른쪽에서 9분(19%)동안 움직였다. 반면 한국은 중간에서 19분(43%), 왼쪽에서 10분(22%), 오른쪽에서 16분(35%) 동안 움직였다. 한국은 오른쪽 측면, 프랑스는 왼쪽 측면 공격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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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 분포는 전진 패스와 좌우 횡패스, 후진 패스로 나눠 패스 숫자와 비율을 보여준다. 프랑스는 전체 패스 319차례 가운데 전진 패스가 98차례(31%), 횡패스가 176차례(55%), 후진 패스가 45차례(14%)였다. 반면 한국은 전진 패스가 79차례(30%), 횡패스가 149차례(57%), 후진 패스가 33차례(13%)로 패스 빈도는 한국이 떨어지지만 후진 패스가 상대적으로 적어 대등한 경기를 펼쳤음을 알 수 있다.



|라이프치히(독일) 박준석특파원|그동안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게 후반전은 ‘마(魔)의 시간’이었다. 일찌감치 선제골을 내준 뒤 따라붙었다가도 막판 제 풀에 꺾이는 것은 할리우드 영화의 ‘뻔한 시나리오’와도 같았다. 팬들은 늘 가슴 한 구석이 답답했다. 하지만 독일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는 달랐다. 지난 13일 토고전에서 전반 31분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이천수·안정환의 골로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어 19일 새벽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프랑스전에서도 전반 9분 티에리 앙리의 슛이 골문으로 빨려들어갔고 파상공세는 그칠 줄 몰랐다. 하지만 뚫릴 듯하면서도 한국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에 행운의 여신도 도왔다. 그리고 후반 36분, 설기현의 간결한 크로스를 조재진이 방아 찧듯 떨구어 놓았고 2선에서 침투한 박지성이 오른발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경기 내용을 곱씹어 보면 두 나라의 수준차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한 판. 전반 한국은 미드필드에서 패스 연결을 제대로 하지 못해 ‘역주행’ 내지는 걷어내기에 바빴다. 하지만 후반 들어 미드필드의 압박이 살아났고 드문 찬스를 박지성이 해결해 승점을 보탰다.

평가전에서 지리멸렬했던 한국의 저력이 살아난 것은 부상과 피로의 짐을 벗어던진 박지성과 안정환의 부활이 결정적이다.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이기는 법’을 체득한 태극전사들은 강한 상대를 만나서도 주눅들지 않고 침착하게 공간을 만들고 마무리를 지었다. 물론 한·일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한 전사들이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놀라운 집중력과 투지를 발휘하지 않았다면 ‘극적 무승부의 드라마’는 미완성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집중력과 투지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삑삑이’로 악명 높은 체력훈련의 성과다. 레이몽드 베르하이옌 트레이너는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단내가 나도록 체력훈련을 반복했다. 일부에선 뒤늦은 체력 훈련이 자칫 부상만 불러올 뿐이라며 비난했지만,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판단은 정확했다.

또 2002년 ‘4강신화’는 선수들에게 강한 자신감을 심어줬다. 강호들을 상대하더라도 2∼3번의 결정적 기회는 찾아오며 언제든 따라잡을 수 있다는 믿음이 선수들도 모르는 사이에 뿌리내린 것. 강팀의 면모다.

신문선 SBS해설위원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가 빚은 결과였다. 미드필드진의 단조로운 운영 탓에 고전했지만 유럽에서 프랑스와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중요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뒷심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진정한 강팀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정교함을 보다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인기는 부족할지 몰라도 힘에서 프랑스에 앞선 스위스전에서 태극전사들이 강호의 모습을 이어갈지 자못 궁금하다.
2006-06-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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