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번쩍 뜨이게 새로운 형식의 영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30일 개봉하는 ‘마법사들’(제작 드림컴스) 그 이상이 없다.‘깃’‘꽃섬’‘거미숲’ 등을 통해 독특한 감수성을 드러내온 송일곤 감독이 작정하고 형식의 실험을 감행했다. 단 한번의 중단없이 영화 전체 분량을 이어 촬영한 ‘원 테이크 원 컷’ 기법이다. 김기덕 감독이 ‘실제상황’에서 비슷한 시도를 한 적 있으나, 디지털 방식으로 끊김없이 작품 전체를 찍기는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2005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디지털 3인3색’으로 소개되기도 했던 이 영화는 스크린으로 옮겨진 한편의 연극 같다. 배우들의 연기호흡이나 분위기 등이 연극무대를 감상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고교시절 마법사 밴드의 멤버였던 재성(정웅인), 명수(장현성), 하영(강경헌)은 3년전 자살한 기타리스트 자은(이승비)의 제사를 지내려 모인다. 강원도 산속의 카페 마법사에 자은의 영혼이 찾아오고, 멤버들은 저마다의 상처와 기억들을 쏟아놓는다.
코믹배우 정웅인의 새로운 면모, 이승비의 혼이 실린 연기 등이 기괴한 극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감상의 선도를 끌어올린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6-03-23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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