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557)-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47)

儒林(557)-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47)

입력 2006-03-10 00:00
수정 2006-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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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47)


주자의 해설은 ‘사물의 이치를 하나하나 철저히 궁구하여 그 극처(極處)에 다다르게 되면 궁극적으로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이 천하의 이치와 활연관통(豁然貫通)하게 됨으로써 그렇게 되면 내가 본래 가지고 있는 심지(心知)를 밝힐 수 있고, 그 작용에 의해 정심(正心)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인 것이다.

그러므로 주자가 주장한 ‘격물치지’를 통한 ‘활연관통’은 마치 불교에 있어 화두를 타파하여 ‘활연대오(豁然大悟)를 이룬다.’는 뜻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거경궁리’는 ‘격물치지’를 이루는 유가의 선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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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선생이 써준 ‘거경궁리’의 문장을 본 순간 율곡은 그러한 스승의 깊은 뜻을 헤아릴 수가 있었던 것이다.

지난밤 두 사람이 나눈 대화에서 율곡이 ‘사려가 깊은 뒤에 능히 얻을 수 있는 가장 나가기 어려운 것이 무엇입니까.’하고 물었을 때 퇴계 선생으로부터 ‘그것은 이(理)다.’란 대답을 들었고,‘어떻게 하면 그 이를 터득할 수 있겠습니까.’하고 다시 물었을 때 ‘주일무적’이란 답변을 들었던 것이다.

율곡이 ‘마음이 주일무적하기 위해서는 몸을 어떻게 가져야 합니까.’하고 다시 물었을 때 스승은 ‘오직 몸이 경(敬)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대답하였던 것이다.

이를 통해 율곡은 마침내 금강산에서부터 갖고 있었던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의 불교적 화두를 ‘모든 것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이 하나는 바로 이(理)며, 이 하나는 바로 경(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유교식으로 타파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율곡은 스승이 써준 넉자의 활구(活句)를 쳐다보며 생각하였다.

이 글은 퇴계 선생이 내게 준 촌철(寸鐵)인 것이다. 평생 동안 지켜 나가야 할 나의 화두인 것이다.

실제로 율곡은 훗날 퇴계와 나눈 열통이 넘는 편지에서 상세하게 ‘경(敬)’에 대해서 묻고 있다.

이에 대해 퇴계는 ‘경이란 알기보다 행하기 어렵고, 일시적으로 행하는 것보다 오랫동안 지속하기가 더 어렵다.’고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하는 자신도 경을 제대로 행하지 못하고 있으니 율곡은 각별히 유념해서 실천해 옮겨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자신의 부끄러움을 솔직히 드러내고 있다.

그러고나서 퇴계는 ‘거경궁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부언한다.

“아무 일이 없이 고요히 있을 때는 존양성성하고 강습을 하거나 사물을 대할 때에는 마땅한 이치를 궁리하여야만 한다. 그래야만 경의 공부는 움직임과 조용히 있을 때를 두루 통관(洞貫)하여 거의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존양성성(存養惺惺).

마음을 모아 항상 깨어있음을 뜻하는 말.

항상 깨어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敬)에 머물러 있음을 강조하는 내용이었으니, 퇴계의 성리학은 오로지 경을 통해서만 사물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는 ‘경학(敬學)’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2006-03-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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