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연말연시 주당들 휴간일 꼭 지켜라

[건강칼럼] 연말연시 주당들 휴간일 꼭 지켜라

입력 2005-12-12 00:00
수정 2005-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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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영하를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에는 아침까지 술에 취해 출근길에 오르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겨울은 여름과 달라 만취해 길거리에서 잠이 들면 알코올로 혈관이 확장된 상태라 훨씬 빨리 체온을 빼앗기게 되고, 이로 인해 쉽게 저체온증에 빠지게 된다. 일단 저체온증에 빠지면 술이 깨더라도 신경 감각이 무뎌지고, 두뇌 활동도 떨어져 결국 추위를 못느끼게 되고, 급기야는 온 몸이 동물의 동면 상태에 빠져 심장이 멎게 된다.

망년회철, 여기저기 몰려 다니면서 일주일에 2∼3차례씩, 그것도 한번에 2∼3차씩 치르다 보면 간이 쉴 틈이 없다. 간이 지쳐있으니 술을 조금만 마셔도 취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더 쉽게 술에 빠져 간기능을 해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말이 쉬워 간기능 이상이지 지방간에서 간경화로 발전하는 것은 잠깐이며, 간경화는 간암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대다수 술꾼들은 초음파상 지방간으로만 나타나는 간의 이상을 애써 ‘정상’이라고 자위하며 술을 마셔댄다. 그러나 간기능을 수치로만 이해하려는 것은 위험하다. 겉으로는 정상 같지만 마치 허물어지기 직전의 모래성과 같아 이 단계에서 간을 보살피지 않으면 간세포의 염증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얼마나 마시는 게 적적량일까? 일반적으로 우리 몸이 해독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1일 80g정도지만, 사람마다 분해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예컨대 20g의 분해 능력을 가진 사람이 80g을 마신다면 당연히 3배의 추가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바람직한 음주량은 자기 주량의 3분의 2나 절반 정도. 이후 2차를 가야 한다면 노래방을 찾아 술의 열기를 발산해 내는 것도 좋다.

안주는 튀김류처럼 기름기가 많거나 단 것 대신 과일, 야채나 기름기가 없는 담백한 것이 좋다. 여기에 다음날 아침에 버섯이 듬뿍 든 조개 해장국을 먹는다면, 망년회 홍수 속에서 어느 정도 자기 건강을 지킬 수는 있을 것이다. 단, 일주일에 3일의 ‘휴간일(休肝日)’은 꼭 챙길 것을 권한다.

이승남 강남 베스트클리닉 원장
2005-12-1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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