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일이] 윗집 여자 아래층 남자 그리고 남편 → 살다

[세상에 이런일이] 윗집 여자 아래층 남자 그리고 남편 → 살다

유영규 기자
입력 2005-07-28 00:00
수정 2005-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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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을 하다 아파트 10층에서 뛰어내린 주부가 이웃과 남편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23일 오전 10시10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모아파트 10층에서 A(39·여)씨가 남편과 말다툼을 하다 홧김에 베란다 밖으로 몸을 던졌다. 다행히 뒤따라간 남편 B(43)씨가 재빨리 몸을 던져 다리를 잡았으나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힘에 부쳐 하는 남편과 허공에 거꾸로 매달린 A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이 장면을 본 주민들은 하나둘씩 아파트 앞에 모여 들었지만 모두 어쩔 줄 모르며 발만 동동 굴렀다. 위기일발의 순간에 기민하게 움직인 사람은 아래층에 사는 C(50)씨였다.

주민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베란다 밖을 내다본 C(50)씨는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현관문이 잠겨 있었다. 아내를 잡고 있는 남편은 움직일 수 없는 상황.C씨는 위험을 무릅쓰고 11층을 통해 베란다를 타고 10층으로 내려왔고 결국 기진맥진해 있던 남편 B씨를 도와 A씨를 구해냈다. 경찰 관계자는 “아래층 남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A씨는 결국 20m아래로 곤두박질쳤을 것”이라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윗집 여자의 목숨을 살린 이웃의 정성을 봐서라도 10층 부부가 불행한 일 없이 잘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5-07-2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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