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브(chav)스러운’ 패션은 트레이닝복에 싸구려 금붙이를 달고 야구모자를 푹 눌러 쓰거나, 집에서 입던 옷을 주섬주섬 껴입고 나온 듯한, 한마디로 ‘패션 감각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차림이다. 지난해 말부터 영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퍼지면서 세계적인 추세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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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쇼핑몰 G마켓(gmarket.com)에서 찾은 포시 차브 스타일.등부분이 시원하게 파인 조끼에 허리 부분을 묶어 세련되게 연출한다.안에 입은 형광 톱은 패션 포인트.올을 풀어 자연스럽게 처리한 짧은 청치마와 치렁치렁한 목걸이와 귀고리로 귀여운 패션을 완성한다.조끼·톱 세트(루이스샵 1만 6800원),청치마(루이스샵 2만 6800원),목걸이·귀고리 세트(비올레떼 2만 9000원),가죽가방(ocnshop 2만 2900원),조리(네오트렌드 9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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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쇼핑몰 G마켓(gmarket.com)에서 찾은 포시 차브 스타일.등부분이 시원하게 파인 조끼에 허리 부분을 묶어 세련되게 연출한다.안에 입은 형광 톱은 패션 포인트.올을 풀어 자연스럽게 처리한 짧은 청치마와 치렁치렁한 목걸이와 귀고리로 귀여운 패션을 완성한다.조끼·톱 세트(루이스샵 1만 6800원),청치마(루이스샵 2만 6800원),목걸이·귀고리 세트(비올레떼 2만 9000원),가죽가방(ocnshop 2만 2900원),조리(네오트렌드 9900원)
한국에도 차브 패션이 들어와 내 마음대로, 내 개성대로 입고자 하는 이에게는 “뭐 어때, 세계적인 트렌드인데.”라는 일종의 핑곗거리를 제공하고,‘비싼 것=멋진 것’이라는 공식에 휩싸여 유행을 좇던 이에게는 일종의 경제적인 해방감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유행에 민감하지만 패션에 보수적인 시각도 존재하는 복잡한 한국 사회에서 차브 패션은 단순히 ‘촌티나는 차림새’ 정도로 치부됐을 뿐 흐름을 타지는 못했다.
그런 차브 패션이 올 여름에는 ‘나름의 격’을 갖추고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할리우드로 넘어가 세련미를 덧입고 탄생한, 이른바 포시(posh:우아한, 모양을 낸) 차브 패션. 여름엔 다양한 패션 아이템이 나오고, 가격도 훨씬 저렴해져 여러 스타일에 도전할 수 있다는 계절적인 특성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는 할리우드 스타의 ‘인터넷 패션 통신’의 합작품이다.
●네 개성을 격조있게 살려
파파라치의 카메라에 찍혀 인터넷에 떠다니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모습은 패션잡지에서 제안하는 스타일보다 더 큰 인기를 끈다. 테이크아웃 커피나 쇼핑꾸러미를 든 편안한 차림이지만 결코 촌스럽지 않은 포시 차브 스타일이다.
미국의 쌍둥이 재벌 올슨 자매, 하이틴 스타 린제이 로한 등 유명하고 부유하지만 반항적인 성향이 강한 젊은 스타의 연출이 대표적.
힐튼가의 상속녀이자 패션 아이콘인 패리스 힐튼은 최근 국내에도 발매된 그의 책 ‘패리스 힐튼 다이어리(월북)’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유행이 지났다고 해도 로라이즈진을 입는 것처럼, 멋지다고 생각하면 입는다. 트레이닝복도 회색은 피해야 한다. 정말 운동하러 나온 것 같다. 여성스럽고 빨강 분홍 파랑 같은 색상이 좋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아니면 아무거나 입어도 된다. 하지만 집에서 막 나온듯 한 차림은 곤란하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스타일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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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입은 듯한 차브 패션에 세련미를 추가하면 할리우드식 포시 차브 스타일이 완성된다.포시 차브의 대표주자 패리스 힐튼(‘패리스 힐튼 다이어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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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입은 듯한 차브 패션에 세련미를 추가하면 할리우드식 포시 차브 스타일이 완성된다.포시 차브의 대표주자 패리스 힐튼(‘패리스 힐튼 다이어리’에서),
옷이든 액세서리든 무조건 주렁주렁 걸치지만 절대 혼란스럽지 않다. 늘어지는 니트에 찢어진 청바지나 허름한 스커트를 같이 입지만 밝은 색의 셔츠나 긴 목도리, 튀는 색상의 카디건을 걸쳐 지루하지 않게 연출한다.
●내 개성을 한껏 드러낸다
기존의 차브 스타일에 개성을 더해 약간은 허름하면서 스포티브하게, 그러나 결코 저급하지 않은 것이 포시 차브 스타일이다. 한마디로 너무 고가이거나 ‘바로 지금 유행하는’ 아이템을 고집할 필요없이 편하게 입되 색상, 활동성을 고려하고 포인트 아이템 하나 정도 걸쳐주면 된다.
최근 인터넷 쇼핑몰과 동대문 시장, 심지어 유명 브랜드에서도 내놓은 히피 스타일의 롱스커트나 밑단이 거칠게 처리된 짧은 청치마, 주름을 넣은 트레이닝복 소재의 미니스커트가 이런 포시 차브 패션 아이템 중 하나. 동대문, 명동 등 쇼핑몰에서는 1만∼3만원, 고급 브랜드에서는 그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이다.
●차브는:최근 콜린스 영어사전에 chavette(여성형),chavish(형용사형) 등으로 각종 변화형과 함께 새로운 단어로 추가됐다.
취향이 저급한 품위 없는 일탈 청소년, 또는 촌스러운 옷을 입은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미 지난해 말 영국 더 타임스가 2004년 영국 최고의 유행어로 꼽았고, 옥스퍼드 대학사전에 오른 ‘나름의 위상’을 가진 단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2005-07-1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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