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한 지 5년차 되는 주부고요.38개월 된 딸아이랑 33살 된 큰아들을 힘겹게 키우며 살고 있지요. 저희 신혼초에 있었던 작은 에피소드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결혼하고 얼마되지 않아서였어요. 가장 친한 친구 결혼식이라 2박3일동안 고향인 제주도에 다녀오기로 했지요. 그런데 결혼하고 처음으로 친정에 내려가니 너무 좋은거예요.2박3일이 4박5일로 바뀌더니 딱 일주일만 살다 간다고 겨우 허락(?)받고 일주일만에 서울로 올라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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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여기서부터랍니다. 당연히 공항에 마중나올 것으로 생각했던 신랑이 코빼기도 안 뵈는 거예요. 혼자서 택시 타고 집으로 가보니…. 이런!무슨 도둑이 들었나 싶었어요. 옷장이며 서랍이며 모두 열려 있지 않나, 옷가지며 이불들은 다 거실이며 바닥으로 팽개쳐져 있지 않나…. 잠시 정신을 차리고 봤더니 옷가지들이 제 것만 있는 것이 신랑이 저지른 일이더군요. 어쩔까 망설이다 저 역시 옷장 서랍을 다 열어서 신랑 내의며 양복들을 죄다 꺼내서 흩뿌려 버렸지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친정 가 있는 사이 회사 동료들이 신혼초에 와이프를 잡아놔야 한다며 가르쳐준 방법이었다네요.
그래서 잡혔냐고요? 물론이죠. 지금 제가 신랑 꽉∼잡고 산답니다. 회사동료들도 제 얘기 듣고는 두손발 다 들었다나요. 지금은 딸과 덩치 큰 아들(남편)을 일일이 챙겨줍니다. 남편이 막내라 잘 삐져서 과일도 아기와 똑같이 나누어주고요. 신혼초의 작은 사건이 우리 결혼생활의 반석이 됐지요.
2005-04-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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