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수능’에 일선 고교의 진학지도가 개점 휴업 상태다. 교사들은 학원 및 자체 배치표 작성이 끝난 뒤에나 진학지도가 가능하다며 고심하고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의지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 학원가를 전전한다. 인터넷 입시전문 사이트들은 근거없는 정보를 제시하며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심리를 파고들고 있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교에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휴대전화 계산기로 자신의 수능시험 점수를 계산해 가며 교사에게 진학 상담을 받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닫기이미지 확대 보기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교에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휴대전화 계산기로 자신의 수능시험 점수를 계산해 가며 교사에게 진학 상담을 받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교사, 학부모, 수험생 모두 난감한 표정
서울고 김학남 3학년 부장은 “3학년 담임교사 15명과 회의를 했지만 자료가 없어 다들 난감해하고 있다.”면서 “자체 배치표 작업도 시간이 걸려 진학상담 등 입시 일정에 맞추기도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서울 하계동의 대진고 나정찬 교사는 “학원 배치표와 자체 배치표를 비교하면 그래도 윤곽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수락고 이교윤 진학지도부장은 “아예 학생들에게 희망대학과 학과를 상향, 하향, 소신 등으로 써내도록 일러두었다.”고 설명했다.
고3 학생과 학부모의 행렬은 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종로학원은 이날 오전 8시부터 평가실에 있는 6대의 전화가 마비될 정도로 수백통의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김용근 평가실장은 “어느 해보다 불안감이 팽배하다 보니 전문 입시학원에 의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학부모 박모씨는 “이번 수능은 운이 많이 좌우하는 만큼 표본도 많고 전문성 있는 학원에서 정보를 구하는 게 유리하다.”고 단언했다.
서울 노원구의 3학년 담임 교사는 “‘학원에서는 여기도 갈 수 있다.’고 하는데 ‘학교는 왜 하향지원을 하라고 하느냐.’는 학부모들의 항의성 전화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서울고 3학년 이모군은 “배치표가 나올 때까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서 “모두에게 힘든 수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수험생 최모(19)군은 “교육과정이 바뀐 뒤 첫 시험에서 우리가 실험 대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불안심리 파고드는 유료 인터넷 사이트
학생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터넷 입시전문 사이트를 찾는다. 하지만 뚜렷한 분석 기준이나 객관적 근거도 없이 합격 여부 등을 제시하고 있어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 S여고 김모(18)양은 “전체 석차와 동점자 수, 선택대학 합격 가능성을 알려준다는 말에 J사이트를 찾았지만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지 혼란스럽다.”고 불안해했다.J사이트는 1건에 6000원, 오는 31일까지 쓸 수 있는 ‘자유이용권’은 5만 5000원이다.2만원짜리 분석서비스를 제공하는 또 다른 J사이트에 따르면 15일 현재 K대 디자인학부의 커트라인은 312점에 1.95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분석결과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인문계열인 김양의 점수를 J사이트와 대성학원 평가실, 일선 학교에서 각각 상담을 해봤다.
대성학원은 언어·외국어·사회탐구 3과목을 반영하는 곳을 선택하면 D여대 영어영문학과가 진학가능한 최고수준 학과라고 분석했다. 서울 J고 진학상담교사는 “D여대 영어영문학과는 사회탐구 영역에서 세 과목을 반영하는데, 이들 과목 가운데 4등급도 있는 김양으로선 무리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J사이트에서는 D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완전한 안정권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 학과의 순위수준을 설정한 기준이나 반영과목에 따른 변수 등에 대한 설명은 제시하지 못했다.
서울고 유형우 교사는 “배치분석 사이트에 들어가 봤더니 학원 강사 의견과 지난해 배치표를 기준으로 수학공식 계산하듯이 대학 순위를 매겨놨더라.”고 어이없어하면서 “수험생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지혜 홍희경 박지윤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2004-12-16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