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겸 탤런트 심혜진(37)에게서 우울한 표정은 잘 연상되지 않는다.모델 출신의 세련된 외모에 상큼한 미소,톡톡 튀는 연기로 지적이고 도회적인 이미지로 기억되는 배우.한마디로 톡톡 쏘는 콜라같은 여자다.영화 ‘그들도 우리처럼’(90년),‘초록 물고기’(96년) 등에서 보여준 어둡고 무거운 이미지보다는,아직도 데뷔 시절의 코카콜라 CF와 영화 ‘결혼 이야기’(92년)의 신세대 여성 이미지가 강하게 배어있다.그런 그녀가 오랜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해 당차고 억척스러운 또순이 주부로 변신했다.시트콤 ‘대박가족’이후 2년 만이다.
이미지 확대
닫기이미지 확대 보기
심혜진은 지난 2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SBS 아침 드라마 ‘선택’(월∼토 오전 8시30분,극본 정지우 연출 김경호·장태유)에서 여주인공 오정민 역으로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극중에서 그녀는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아버지가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하자 대학을 포기하고 가장 노릇을 해왔다.결혼 후 안정된 삶을 사나 싶더니 남편(김상중)이 사업에 실패하자 고향 여수를 떠나 서울로 와 억척스레 취업전선에 나선다.그 와중에 부모의 반대로 헤어졌던 첫 사랑(이종원)이 나타나 구애를 하자 두 남자 사이에서 방황하게 된다.
“괴로워도 슬퍼도 언제나 눈물보다는 웃음으로 넘기며 인내하고 자기를 희생할 줄 아는 아줌마예요.한마디로 ‘늙은 캔디’죠.” 그동안 자기 주장 강하고 이기적인 캐릭터를 많이 맡았는데 이번에야 본래 성격의 역을 맡았단다.
주로 영화에 무게를 둔 그녀가 드라마로,게다가 배우들 사이에 이른바 ‘마이너 리그’로 인식되는 아침 드라마에 출연한 이유는 뭘까.솔직한 대답이 돌아온다.“나이 때문에 어차피 청춘 드라마는 못하는 거고요….동네 헬스클럽에 갔더니 30∼40대 아줌마들 사이에서는 아침 드라마가 최고 인기더라고요.그분들로부터 ‘아침 드라마에 심혜진씨 나오는 것 보게 해달라.’는 부탁도 있었죠.(웃음)”나이가 들면서 실제 생활까지 축 처지게 만드는 칙칙한 작품들은 출연하기가 점점 싫어진다며 미소짓는다.
그녀는 이 드라마를 ‘선택’하면서 영화 출연 제의도 고사했고,5년 가까이 진행한 라디오 프로그램 ‘심혜진의 씨네타운’과 EBS 공연 프로그램의 진행도 그만뒀다.“본래 겹치기 출연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에요.두 세가지 연기를 동시에 하다보면 신경이 분열되고 체력적으로도 버텨내지 못하거든요.”라고 말하는 그녀.하지만 “제가 출연해서 아침드라마가 업그레이드될 걸요.”라는 자신감 넘친 말 한마디에서,이번 드라마에 자신의 모든 것을 ‘올인’하겠다는 그녀의 당찬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상대역인 이종원과는 데뷔시절 CF에서,김상중과는 영화를 통해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종원씨는 주로 악역으로 나와서 그렇지 실제로는 착하고 여린 남자예요.상중씨는 ‘마리아와 여인숙’에서 저를 무척이나 괴롭히는 역이었는데,이번에야말로 복수를 하게 됐네요.(웃음)”
극중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라면 성공해서 나타난 첫사랑과 대책 없는 남편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할까.“아직 생각은 안해 봤는데…내가 극중 오정민이라면 못난 남편이라도 데리고 살지 않았을까요?호호.”
이혼 후 독신녀로 살아 온 그녀는 현재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밝힌다.“여자가 (남자에게)집착하는 부분이 한 개 정도는 있어야 엔도르핀이 나오죠.누군지는 말할 수 없지만,지금 엔도르핀을 ‘팍팍’ 제공해 주는 남자가 있답니다.” 그녀는 최근 황신혜가 출시한 몸매 가꾸기 비디오와 같은 촬영 제의가 몇번 들어왔지만 모두 거절했단다.“오랫동안 운동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비디오 촬영 후 몸매를 계속 유지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잖아요?무엇보다 제가 언제나 군살 없는 몸매를 원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내몸이 컴퓨터도 아닌데….”역시 솔직하고 당당한 그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2004-08-05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