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는 드라마속 재벌2세

다시 태어나는 드라마속 재벌2세

입력 2004-06-17 00:00
수정 2004-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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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하나:요즘 TV 드라마에 빠짐 없이 등장하지만,정작 현실에서는 찾기 힘든 인물 설정은?

퀴즈 둘:남자 주인공에게는 많지만,여자 주인공에게는 거의 없는 캐릭터는?

눈썰미 있는 TV시청자라면 금세 답을 맞췄을 법하다.정답은 바로 ‘재벌2세’.

대한민국 드라마 트렌드가 아무리 바뀌어도 변할 줄 모르는 캐릭터 아이템인 이 ‘재벌 2세’가 요즘 들어 변하고 있다.과거 ‘남성’위주의 시각에서 벗어나 ‘여성’중심적인 시각에서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것.

예전 드라마속 재벌 2세는 물질적으로는 풍요하지만,출생의 비밀과 같은 ‘흠집’으로 어둡고 거친 성격을 보였다.그때문에 여성에게 거부감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주로 남성의 심리적 동일시 대상으로 그려지다 보니 모든 면이 완벽한데서 오는 남성 시청자의 괴리감을 희석시키 위한 장치가 필요했던 것.하지만 최근 20∼30대 여성들이 사회 전면은 물론 TV 주시청층으로 나서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내면의 그늘 없이 여성이 충분히 반할 정도의 매력적인 외모는 물론,사랑에 목숨을 거는 로맨틱한 면까지 두루 갖춘 ‘여성형 재벌2세’로 그려지고 있다.

지난 12일 첫 전파를 탄 뒤 곧바로 시청률 1위를 기록한 SBS 주말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남자 주인공 한기주(박신양)를 보자.그는 날때부터 수백억원을 가진 엄청난 재벌이지만,패배의 아픔이나 추락의 순간따윈 전혀 겪지 않았다.타고난 유머 감각과 귀족적 풍모,그에 걸맞은 젠틀함으로 여자들을 사로잡는다.가난한 여성(김정은)과의 사랑을 저버리지 않는 로맨틱한 면까지 갖춘 완벽한 남성이다.MBC 월화 드라마 ‘불새’의 서정민(에릭),KBS1TV 일일극 ‘그대는 별’의 민정우(김승수),MBC 월화 드라마 ‘북경 내사랑’의 나민국(김재원),오는 23일 첫 전파를 타는 MBC 새 수목 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의 최건희(차태현)도 역시 여성 시각의 ‘로맨티스트 재벌’이다.화려한 배경과 수려한 외모,세련된 매너 등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남자지만,진정한 사랑만큼은 돈을 주고 살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순정파다.남성적인 터프함 보다는 곱상한 외모에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성품으로 여자 주인공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MBC수목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남자 주인공 김지훈(이현우)과 SBS일일극 ‘청혼’의 우경(이진우)도 마찬가지.

이렇듯 드라마속 재벌2세들이 과거 ‘파워풀한 남성형’에서 ‘로맨틱한 여성형’으로 바뀐 까닭은 뭘까.대중문화평론가 변희재씨는 “과거의 경우 드라마의 주인공은 ‘남자’였고,남자 시각에서 주인공을 그리다 보니 터프한 남성형 재벌 2세가 만들어졌다.”고 말한다.그는 “최근엔 사회변화에 발맞춰 드라마속 여자의 삶이 집중적으로 부각되고 주인공도 애초부터 여자가 설정되고 있다.”면서 “그때문에 여자 주인공의 상대 남자역이 ‘러브 팬터지’ 대상이 되는 ‘여성형 재벌2세’로 그려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2004-06-1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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