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의 ‘히딩크’ 될까

과학계의 ‘히딩크’ 될까

입력 2004-05-29 00:00
수정 2004-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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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로플린 체제’로 도약과 비상의 계기를 맞았다.노벨물리학 수상자의 첫 KAIST 총장이라는 의미는 물론 우리 과학기술계에 로플린 총장이 줄 영향과 자극에 거는 기대도 사뭇 크다.

과학기술부의 한 관계자는 로버트 로플린 새 총장을 월드컵 4강의 금자탑을 쌓은 히딩크 감독에 비유했다.이 관계자는 “로플린 박사는 히딩크처럼 국내 연고가 없기 때문에 학교를 개혁하고 발전시키는 데 거추장스러움이 없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상규 과기부 차관은 “새 분위기 조성 교육의 국제화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 “대학교육을 혁파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당사자인 KAIST 관계자는 “세계 초일류 연구중심 이공계 대학으로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반겼다.

이날 이사회에는 15명 이사중 13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로플린 박사를 뽑았다.선출직전 총장선임위원회가 로플린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비디오로 보고 장·단점을 토론하느라 선출에 2시간가량 걸렸다.이사들은 외국인이 총장이 됐을 때 제도나 내부규정 문제,문화차이나 언어문제 등 예상되는 단점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이공계 위기를 타개하고 KAIST를 도약시킬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그가 학문적 명성은 있지만 학교경영 능력이나 행정력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우려한다.KAIST의 한 교수는 “스탠퍼드 등에서 학과장 한번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행정능력이 없기 때문에 부총장 등의 보좌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그의 명성은 도움이 되겠지만 1년중 얼마나 KAIST에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이와 관련, 과기부측은 “1년 내내 한국에 있을 수는 없지만 총장이 됐으니 3분의 2정도는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의 연봉은 베일에 싸여있으나 적어도 24만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임기도 4년이 보장되나 계약조건에 따라 변경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임기는 교육부,과기부의 승인이 난 뒤부터 시작된다.

외국인으로서 첫 국립대 총장이 됨으로써 교육부 산하 44개 국립대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이사회에 참석한 KAIST의 한 이사는 “우리의 대학구조 개혁을 위해 저명한 외국인 교수를 모셔와 대학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자는 데 모두 공감한 분위기였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대전 이천열 서울 김미경기자 sky@˝
2004-05-29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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