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에 진 장수가 당연히 겪는 고초가 아니겠느냐.”

26일 오전 10시쯤 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서청원 의원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유있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서 의원은 조사를 다 받은 뒤 밤 9시50분쯤 대검 기자실에 들러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강력히 항변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한화에 있는 친구에게 돈을 받았다는 시간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만났기 때문에 돈을 받았다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대한생명 인수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어 한화의 ‘ㅎ’자도 꺼낸 적 없다.”고 말했다.

서 의원과 동행한 한나라당 박종희·권영세·김용학 의원은 서 의원이 조사를 받고 있는 동안 두차례 기자실에 들러 혐의 사실을 해명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서 의원이 한화에서 채권을 받아 건설업을 하는 친척에게 넘겼다고 검찰이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이재정 전 의원은 조사실로 향하기 전 “선의로 받은 돈이 이렇게 물의를 빚게 돼 당과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이 전 의원은 “한화에 먼저 후원금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액수도 모른 채 이상수 의원에게 단순히 전달만 했을 뿐”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저녁 7시쯤 귀가한 이 전 의원은 청사를 나서면서도 “검찰이 사실대로 확인해주지 않고 아무 의도없이 단순 전달한 것에 대해 사전영장을 청구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전 의원의 출두에는 같은 당 장영달 의원이 동행했다.

구혜영기자 koo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