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예고된 고시원 화재 참사

[사설] 예고된 고시원 화재 참사

입력 2004-01-13 00:00
수정 2004-01-1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수원 고시원에서 불이 나 8명의 사상자를 낸 것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는 참사였다.화재가 난 고시원은 지난달 말 소방점검 결과 ‘화재감지 및 경보음 작동 불량’으로 시정명령을 받고도 이행을 미루다 사고를 키웠다.실제로 “불이야”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밖으로 대피한 지 한참 후에야 경보기가 울렸다니 있으나마나 한 소방시설이었던 셈이다.

그나마 사고 고시원은 형식적인 소방시설이라도 갖추어 놓고 있었다.그러나 많은 고시원들이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칸막이를 하고 전기장판,커피 포트 등 전열기구를 사용하면서도 긴급 대피 통로나 소방 시설은 전혀 없는 상태로 방치돼 대형 참사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그런데도 문제가 시정되지 않고 있는 것은 고시원의 기능이 실질적인 주거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는데도 이에 따른 적절한 시설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재작년 10월부터 고시원을 소방법상 ‘신종 다중 이용업’으로 규정,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는 있다.그러나 많은 고시원들이 그 이전에 생겼거나 시설 규정을 외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또 상당수 고시원들은 독서실로 영업신고를 한 뒤 은밀히 고시원으로 용도 변경을 하기 때문에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시원은 한 방에 2∼3명씩,최고 100명까지 사는 곳도 있고 방학 때는 중·고생들의 기숙학원 용도로까지 사용된다고 한다.사고시 대형참사가 염려되는 대목이다.당국은 이번 화재를 계기로 고시원에 대한 전면적인 시설 점검 등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건축법상에 고시원 용도를 신설,시설단계부터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2004-01-13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