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좌석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젊은 아낙이 예닐곱살 난 아이의 손을 잡고 앞에 선다.천국의 거울처럼 해맑은 아이의 눈이 나를 쳐다본다.자리를 내주니 아이가 앉아 발을 해롱거린다.발에는 도톰하고 따뜻해 보이는 운동화가 신겨 있고 손은 말간 단풍잎 같이 발그레하다.
하구가 저만치 보이는 강물처럼 일상의 삶이 소리도 없이 꾸물꾸물 흘러가고,눈에는 침울한 빛이 내려앉은 지 오래지만 아이의 모습을 보니 문득 인생이 작은 개울처럼 돌돌돌 재잘거리며 시작하던 무렵으로 기억의 필름이 돌아간다.귀마개,벙어리 장갑,털신,두껍고 뻣뻣한 내복,더운 물 한 바가지 부어 얼음이 언 수돗가에 들고 나간 세숫대야,주머니 속 딱지와 구슬,때 광택이 반들반들한 손가락,그리고 콧물 ….한 옛날 추억이 쫘르르 돌아가며 기분이 화해진다.
“얘야,너 손 곱아 본 적 있니.”라고 물으니 아이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얼굴로 젊은 아낙을 쳐다본다.아낙도 살며시 웃으며 아이를 본다.어린이들은 언제 봐도 하늘이 준 보배,말라가는 마음에 불어오는 훈풍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하구가 저만치 보이는 강물처럼 일상의 삶이 소리도 없이 꾸물꾸물 흘러가고,눈에는 침울한 빛이 내려앉은 지 오래지만 아이의 모습을 보니 문득 인생이 작은 개울처럼 돌돌돌 재잘거리며 시작하던 무렵으로 기억의 필름이 돌아간다.귀마개,벙어리 장갑,털신,두껍고 뻣뻣한 내복,더운 물 한 바가지 부어 얼음이 언 수돗가에 들고 나간 세숫대야,주머니 속 딱지와 구슬,때 광택이 반들반들한 손가락,그리고 콧물 ….한 옛날 추억이 쫘르르 돌아가며 기분이 화해진다.
“얘야,너 손 곱아 본 적 있니.”라고 물으니 아이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얼굴로 젊은 아낙을 쳐다본다.아낙도 살며시 웃으며 아이를 본다.어린이들은 언제 봐도 하늘이 준 보배,말라가는 마음에 불어오는 훈풍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2003-12-3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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