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얄궂은 업보

[건강칼럼] 얄궂은 업보

김영철 기자 기자
입력 2003-12-22 00:00
수정 2003-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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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시 ‘性’(성)을 읽자.‘그것하고 하고 와서 첫 번째로 여편네와/하던 날은 바로 그 이튿날 밤은/아니 바로 그 첫날 밤은 반시간도 넘어 했는데도/여편네가 만족하지 않는다/그년하고 하듯이 혓바닥이 떨어져나가게/물어제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어지간히 다부지게 해줬는데도/여편네가 만족하지 않는다’

외도후 아내에게 미안해하며 ‘참회의 봉사’를 하는 심정을 그렸다.상당수 남성들이 이런 체험을 했음 직하다.그러나 이렇게 아내에 대한 가책은 덜 수 있을지 몰라도 세균마저 속일 수는 없다.

아내에게까지 감염된 세균 질환은 남편이 아무리 치료해도 낫지를 않는다.결국 아내에게 이실직고를 하거나 아니면 어설픈 거짓말을 둘러대 함께 병원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의사인 나로서야 괜히 남의 가정불화를 덧낼 이유가 없어 쉬쉬하곤 해 결과적으로는 의지와 관계없이 ‘외도 남편’과 공모자가 되고 만다.

이러한 경우를 흔히 ‘핑퐁감염’이라고 한다.‘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아야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특히 부인이 임신중인 경우 임신 중절이나 신생아 기형 등 무서운 후유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불가피하게 외도를 한 정상은 이해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3주에서 한달까지는 부부관계를 피해야 한다.콘돔도 완전한 예방책은 아니므로 반드시 검사를 받은 뒤 관계를 가져야 한다.

임질은 잠복기가 1주일 안팎,비특이성 요도염은 3주에서 길게는 3개월까지 갈 수 있고,에이즈나 매독은 상당 기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나 3개월 후면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도 알아두는 게 좋다.

혹 죄책감을 못이겨 아내에게 고해를 하려는 ‘외도 남편’이 있다면 이 점 기억하기 바란다.의사의 ‘선의의 공모’를 꼭 이해시켜 달라는 점이다.도와주고 뺨맞는 기분이 어떻겠는가.

김 영 철 선릉 힐비뇨기과 원장
2003-12-2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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