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커지는 압박 버티는 住公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커지는 압박 버티는 住公

입력 2003-12-20 00:00
수정 2003-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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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인 대한주택공사가 전방위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압박을 받고 있다.

주택공사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최근 마포구 상암동 서울도시개발공사 아파트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이후 분양원가 공개 ‘불똥’이 주공 아파트로 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도 쏠려있다.도개공이나 주공 등 공공기관의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가 폭리를 취하고 있는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 인하에 ‘도화선’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공은 그러나 분양가 원가를 공개할 경우 새로운 민원이 야기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영업 비밀까지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것 역시 무리라면서 당장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건설교통부도 부작용을 우려,당장 분양원가 공개를 의무화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등 전방위 압박

주공이 분양원가 공개 공격을 받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국정감사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해 의원들로부터 공개 다그침을 당했다.하지만 임대주택건립재원 마련,영업상의 비밀을 이유로들어 공개하지 않고 버텨왔다.

시민단체들은 “도개공과 같은 공공기관인 주공이 아파트 분양가 내역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분양원가 공개의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김자혜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사무총장은 “아파트 분양가 원가 공개는 소비자의 중요한 알 권리”라면서 “원가공개 제도와 분양가 규제 및 분양가 평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포항 환호아파트 재건축 단지에서는 일부 조합원들이 법원에 주공과 시공업체(대림산업)사이의 정산 내역 및 무상보상 평수 산출에 대한 공개 요구 소송을 벌여 승소했다.신림동 재개발지구에서도 주공은 조합원들과 원가공개 내역 요구 소송에서 패소,조합에 원가 내역서를 제출했다.

도개공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주공아파트 뿐만 아니라 민간 아파트 원가 공개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또 국정감사,시민단체,입주민들의 아파트 원가공개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주공,“당장 공개 못한다”

주공이나 건설사는 유독아파트만 분양원가를 공개하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인의 주공 부사장은 “분양원가 공개는 새로운 민원 발생의 불씨가 된다.”면서 “현재로서 분양원가 공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같은 블록이라도 아파트 분양가격을 차등 책정해야 하는 어려움,이익을 많이 남긴 지역 입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라는 게 이유다.임대주택 건립 재원 마련과 재투자를 위해선 분양성이 좋은 지역에서 이윤을 남길 수 밖에 없는데,이럴 경우 이익을 많이 남긴 단지에서는 입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일률적인 원가공개가 어렵다는 것이다.

단순히 땅값과 건축비만으로 분양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것도 원가 공개의 어려움이라고 주장한다.즉,택지개발비용·도시기반시설 투자 등에 따른 부담을 분양가에 얹어 공개할 경우 입주민들의 불만이 팽배해질 터인데 이를 감내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주택사업의 투명성 확보가 관건

전문가들은 의원입법으로 추진하던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의무화 법률제정이 무산됐다고 업체의 폭리를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차선책으로 개발이익을 적극적으로 환수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분양원가 공개는 개발이익금의 귀속 주체를 가려내고 적정한 환수조치를 통해 사회적 형평을 이루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택지지구 아파트의 경우 건축비를 빼고는 땅값 등 대부분의 원가가 어느 정도 드러나기 때문에 건축비만 투명하게 밝혀내도 원가에 근접한 가격을 산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표준품셈을 현실화하고 전문가를 동원,투입된 자재 비용을 뽑은 뒤 적정 분양가를 추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 “개발이익이 돌아가는 업체나 당첨자로부터 정부가 개발이익을 적극 환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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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찬희기자 chani@
2003-12-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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