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여성들은 “기댈 어깨가 필요했다.”고 결혼 이유를 밝힌다.그들이 원한 남편은 아버지처럼 어려우면서도 따뜻하고,아낌없이 사랑해주는 사람이었다.내 아버지처럼(물론 이것은 딸로서의 주관적인 판단에 지나지 않지만) 어른답지도 못할 뿐 아니라,따뜻하지도 않은 남편에 대한 여성들의 불만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남편은 아버지가 아니므로.
‘부성’을 기대하며 결혼한 여성과 ‘모성’을 원한 남성의 결혼은 불행의 불씨를 안고 시작된 셈이다.
중년을 맞은 여성은 그제서야 ‘독립’을 바란다.아버지가 아닌 남편에게 너그러움과 사랑,보호를 원하던 그 긴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딸아, 직장 그만두지마”
한영선(56·서울 마포구 연남동)씨는 결혼하면서 교사직을 버렸던 것을 후회한다.“당시만해도 결혼한 여성이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팔자가 드세거나,남편이 능력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그러나 나는 딸에게 직장은 절대로 그만두지 못하게 할 참이다.”한씨는 경제력이 바로 독립이라고 했다.“아무리 남편이 번 수입의 반은 아내에게 권리가 있다고 법적으로도 인정하고 있지만,직업없이 평등한 사고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같다.”
정혜란(47·서울 서초구 서초동)씨는 남편의 수입으로 경제적 어려움없이 살아왔지만 얼마전부터 꽃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남편이 ‘가족 벌어 먹이느라 힘들다’는 말을 할 때면 늘 자존심이 상했다.그러나 내가 일을 가지면서 열등감이 없어지니 남편의 말이 더이상 고깝지도 않다.”그는 여성들에게 일하기를 권했다.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새로운 자신감을 얻는 것이야말로 중년의 자신을 위한 가장 좋은 격려라고 말했다.
●“맛있는 음식 나도 좋아해”
“이젠 내가 좋아하는 음식도 만들 겁니다.”라고 김선진(53·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씨는 말했다.좀 우습게 들리는 이 말은 결혼생활 28년동안 자신의 욕구를 숨기고 살아온 김씨에게는 ‘독립선언’이다.“남편이나 아이들은 나를 ‘좋은 음식은 못 먹는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그는 그동안의 ‘헌신과 희생’을 벗어던지기로 했다.자신에게 눈을 돌리는 여성들,이들은 기대지 않고 홀로 설 것을 원하기 시작했다.아직도 ‘독립선언’ 그 이후가 두려워 말하지 않는 여성들도 많다.
그러나 말하든,말하지 않든 중년의 여성들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신의 가치에 새롭게 눈뜨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평균 수명 80시대,중년은 결코 ‘이미 늦은 나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허남주 기자
‘부성’을 기대하며 결혼한 여성과 ‘모성’을 원한 남성의 결혼은 불행의 불씨를 안고 시작된 셈이다.
중년을 맞은 여성은 그제서야 ‘독립’을 바란다.아버지가 아닌 남편에게 너그러움과 사랑,보호를 원하던 그 긴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딸아, 직장 그만두지마”
한영선(56·서울 마포구 연남동)씨는 결혼하면서 교사직을 버렸던 것을 후회한다.“당시만해도 결혼한 여성이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팔자가 드세거나,남편이 능력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그러나 나는 딸에게 직장은 절대로 그만두지 못하게 할 참이다.”한씨는 경제력이 바로 독립이라고 했다.“아무리 남편이 번 수입의 반은 아내에게 권리가 있다고 법적으로도 인정하고 있지만,직업없이 평등한 사고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같다.”
정혜란(47·서울 서초구 서초동)씨는 남편의 수입으로 경제적 어려움없이 살아왔지만 얼마전부터 꽃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남편이 ‘가족 벌어 먹이느라 힘들다’는 말을 할 때면 늘 자존심이 상했다.그러나 내가 일을 가지면서 열등감이 없어지니 남편의 말이 더이상 고깝지도 않다.”그는 여성들에게 일하기를 권했다.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새로운 자신감을 얻는 것이야말로 중년의 자신을 위한 가장 좋은 격려라고 말했다.
●“맛있는 음식 나도 좋아해”
“이젠 내가 좋아하는 음식도 만들 겁니다.”라고 김선진(53·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씨는 말했다.좀 우습게 들리는 이 말은 결혼생활 28년동안 자신의 욕구를 숨기고 살아온 김씨에게는 ‘독립선언’이다.“남편이나 아이들은 나를 ‘좋은 음식은 못 먹는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그는 그동안의 ‘헌신과 희생’을 벗어던지기로 했다.자신에게 눈을 돌리는 여성들,이들은 기대지 않고 홀로 설 것을 원하기 시작했다.아직도 ‘독립선언’ 그 이후가 두려워 말하지 않는 여성들도 많다.
그러나 말하든,말하지 않든 중년의 여성들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신의 가치에 새롭게 눈뜨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평균 수명 80시대,중년은 결코 ‘이미 늦은 나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허남주 기자
2003-12-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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