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씨에 징역20년 구형 28억 추징·몰수 121억 함께/박씨 눈물의 최후진술

박지원씨에 징역20년 구형 28억 추징·몰수 121억 함께/박씨 눈물의 최후진술

입력 2003-12-02 00:00
수정 2003-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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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부장 安大熙)는 1일 현대비자금 15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지원 전 문화부 장관에게 징역 20년에 추징금 28억 6000여만원,몰수 121억 4000여만원을 구형했다.유기징역의 상한선은 25년형이다.

검찰은 이날 오후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金庠均)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이 정부 실세로서 카지노사업 허가 등 청탁 대가로 거액을 받은 것은 정경유착의 전형”이라면서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저버린 처사이기에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논고했다.

박 피고인은 최후진술에서 수감번호를 적은 표지를 포함,9장 분량의 자필진술서를 30여분간 읽으며 정치역정을 되짚어 갔다.진술서엔 여러번 고쳐쓴 흔적이 남아 있었다.그는 “전남 진도,섬에서 태어나 초·중·고 및 대학교를 소위 일류학교로 다니지 못했다.”면서 “20년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다 91년 정계에 입문,김대중 전 대통령을 위해 12∼13년을 밤낮으로 일만 했다.”고 말했다.결혼 36년을 맞이한 아내와 대학생인 두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박피고인은 끝내 눈물을 글썽였다.목메인 목소리로 “구속수감중 새삼스럽게 가족과 휴가 한 번 떠나지 못한 게 생각났다.”면서 “아내에게 옥중에서 매일 편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박 피고인은 “변명할 점도 많지만 역사 속에 묻고 민족과 국가,통일을 위해 어떤 처벌이라도 감수하겠다.”고 담담히 밝혔다.

반면 현대비자금 150억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주장하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특검에서 이익치(전 현대증권 회장)씨로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150억원을 받았다는 얘길 들었을 때 어안이 벙벙해 할 말을 잊었다.”고 말한 뒤 고 정몽헌 회장,해외도피중인 김영완씨,이 전 회장 등 진술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박 피고인은 “2000년 초 정 회장과 만난 뒤 금품을 요구하거나,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또 자금관리책으로 알려진 김씨에 대해 박 피고인은 “죄를 짓고 해외에 체류하면서 변호인을 만나 자술서를 보내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검찰을 공격했다.

이 전 회장에 대해서는 검찰조사 때 여러 차례 진술을 번복,신뢰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박 피고인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송금을 주도하고,카지노사업 허가 등 청탁 명목으로 현대비자금 150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됐다.선고공판은 오는 12일 오후 2시이다.

정은주기자 ejung@
2003-12-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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