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카드결제 승객·기사 다 외면

택시요금 카드결제 승객·기사 다 외면

입력 2003-11-24 00:00
수정 2003-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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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도시지역 택시에 설치된 신용카드 결제기가 운전기사와 승객들의 외면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카드 결제시 1∼2분 정도 걸려 교통혼잡을 가중시키는 데다 운전기사들도 세원(稅源) 노출로 기피하기 때문이다.운임요금도 대부분 1만원 이하여서 카드결제를 꺼리게 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서울,부산,대구,인천 등 월드컵 개최 10대 도시를 중심으로 도입한 택시 신용카드 결제기는 승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경기지역의 경우 수원,성남,부천,안산 등 12개 시지역 택시 1만 9205대 가운데 90%에 달하는 1만 7000여대에 신용카드결제기가 설치됐다.

안산 등 일부 자치단체는 신용카드 요금결제를 거부하는 택시기사에 대해서는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관내 개인 및 법인 택시 1만 8000여대 모두 설치했다.법인택시는 회사에서,개인택시는 자부담으로 설치하는 택시카드결제기는 대당 16만∼20만원의 적지않은 돈이 들어가지만 이용률은 극히 낮다.

회사원 윤석호(43·경기 수원시 팔달구 영통동)씨는 “얼마전 택시를 타고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싶었으나 액수가 적어 그냥 현금으로 냈다.”며 “1만원 이하의 요금은 눈치가 보여 신용카드 결제를 못하겠다.”고 말했다.택시기사 김모(40·경기 안산시 본오동)씨는 “교통이 혼잡한 도시지역에서 누가 불편을 감수하면서 몇푼 안되는 요금을 카드로 결제하겠느냐.”며 “유명무실한 신용카드 결제기를 왜 설치하도록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서울시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현재 대형택시와 모범택시는 법상으로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돼 있어 대형택시 220대와 모범택시 4000대에 설치돼 있다.그러나 중형 택시 등 일반택시의 경우는 권장사항이어서 현재 얼마나 장착돼 있는지 현황파악조차 안되고 있다.

모범택시기사 구모(50)씨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수수료 부담도 많아 가급적 카드결제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승객들도 50명 가운데 2명 정도 카드결제를 하는 등 이용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이재성 대중교통담당은 “카드결제기 설치는 건설교통부 훈령에 따른 것으로,승객들에게 다양한 결제수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세원이 노출되고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관계로 부정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등 일부 자치단체들은 택시의 카드 결제율을 높이기 위해 택시회사나 개인 기사가 부담하는 수수료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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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조덕현기자 kbchul@
2003-11-2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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