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酒道

[길섶에서] 酒道

김인철 기자 기자
입력 2003-11-07 00:00
수정 2003-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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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부지깽이도 덤벙인다는 모내기철이나 벼베기철 아이들도 잔심부름을 하며 한몫을 했다.그중 가장 맞춤한 게 막걸리 심부름이었다.점심참을 머리에 인 어머니를 좇는 아이는 호기심에 막걸리 주전자 꼭지의 마개를 열고 한모금씩 홀짝거린다.눈을 빼고 참과 막걸리를 기다리던 어른들은 어느새 얼굴이 빨개진 아이에게 한마디씩 한다.“어라,비틀거리는 저 꼴 보소.논으로 굴러 떨어지겠네.”

한바탕 소동에 아이는 주전자를 팽개치듯 내려놓고 꽁무니를 뺀다.그러면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술을 익히고,주도(酒道)를 배웠다.들녘의 술은 고된 농사일을 이겨내기 위한 활력소였다.

대학수능시험이 끝났다.억눌렸던 청소년들이 음주 등 온갖 유혹에 빠져들 때다.한데 때마침 청소년에게 술을 판 식당이나 술집을 신고하면 20만원의 포상금을 준다는 발표가 나왔다.주점마다 다소간 실랑이가 빚어지겠지만 미성숙한 청소년들의 음주를 규제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그렇다고 무턱대고 술 마시지 말라고 강압할 수도 없으니 집에서 술상 차려놓고 올바른 예법을 가르치는 게 어떨까.

김인철 논설위원

2003-11-0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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