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恨나라’ 되나

한나라 ‘恨나라’ 되나

입력 2003-11-05 00:00
수정 2003-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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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 후보 전원 교체 등 최병렬 대표가 내놓은 정치개혁안이 당내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당장 지구당 폐지 문제에 대해 원외지구당 위원장들의 반발이 심하다.비례대표 의원들은 대체로 담담한 반응이지만 속내는 편치 않아 보인다.

●‘지역구로 전환’

조웅규 의원은 4일 “(최 대표가) 다소 가볍게 얘기한 측면이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전국구는 공천 헌금을 통해 들어온 사람도 있으나 전문성 때문에 모셔온 사람도 있는데 일괄적으로 내보내겠다고 해서야 되겠느냐.”는 설명이다.한 전국구 중진의원은 “(대표가) 전국구는 다 바꾸겠다니까….”라면서도 “의정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전국구 의원들의 대다수는 이같은 ‘사태’에 대비,지역 밭갈이를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특히 과거 지역구를 가졌던 의원들이 ‘옛 땅’에 대한 탈환 의지가 강하다.박세환 의원은 대구 수성을을 반드시 찾아오겠다는 각오다.박창달 의원도 대구 중구의 환수를 준비 중이다.임진출 의원은 경주에서,이원형 의원은 대구 수성갑에서 일찌감치 표밭갈이를 해왔다.거꾸로 손희정 의원은 박근혜 의원으로부터 건네받은 대구 달성군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김락기 의원은 지난봄 충남 보령·서천의 지구당위원장직을 따냈다.김영선 의원은 서울 강남갑을 노리고 있고,전국구 3선인 김정숙 의원도 서울 출마를 준비 중이다.한 당직자는 “사실 이들 중 일부는 지역구를 갈다가 여의치 않으면 전국구에 재도전할 복안도 없지 않았으나,상황이 이렇게 되자 더욱 필사적으로 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란의 계기 될 수도…”

이날 한 당료는 대표가 향후 예정된 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해야 하는지의 여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했다.“여러 지구당에서 ‘아무런 공식적 논의도 없이 지구당 폐지를 공식화했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에 지구당 행사에 대표를 참석시킬 수 없지 않으냐.”는 설명이다.



이지운기자 jj@
2003-11-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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