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변동 환율제 원칙 고수”/최중경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자율변동 환율제 원칙 고수”/최중경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입력 2003-10-02 00:00
수정 2003-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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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을 특정 수준으로 타기팅하지는 않을 것입니다.그러나 환투기나 경제원리상 근거없는 이상심리에 의한 환율급변동에 대해서는 즉각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미국 유럽의 아시아권 통화절상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환율정책을 맡고 있는 재정경제부 최중경 국제금융국장은 1일 이같이 말하고 최근 수출이 느는 것은 호재이지만 출혈수출 가능성을 경계했다.최 국장은 말을 아끼면서도 최근 우리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로 볼 때 환율 하락은 적절치 못하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최근 원·엔화가 디커플링(탈동조화)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원·엔의 동조화는 양국의 산업 연계관계 등으로 볼 때 어느 정도 인정되는 부분이 있다.그러나 양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다르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 이뤄지는 디커플링현상은 합리적인 토대위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9월에도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등 일부 전문가들도 일정 규모의 원화절상은 큰 문제가 없다는 시각도 있는데.

-지금 수출이 잘 되고 있는 것은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하나는 수출이 2∼3개월전의 환율 수준에 영향을 받고 있다.또 계약물량범위내에서 가급적 빨리 수출하려는 경향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무엇보다 기업의 채산성에 주목해야 한다.기업은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노동비용 원재료비용 등 변동비만 회수할 수 있다면 손실이 나더라도 계속 수출할 수밖에 없다.출혈수출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감가상각비를 회수하지 못하는 상태로 빠져들면 신규투자가 불가능하다.이는 곧 경쟁력 상실을 의미하며,도산으로 이어진다.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성장잠재력을 훼손하게 된다.만약 기업주가 채산성이 없는 상황에서 감가상각비를 회수하려 든다면 고용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이는 실업자를 양산하고,결국 개인신용불량자를 더 만드는 꼴이다.사회불안의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면 원화절상 압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우리의 입장은 확고하다.기본적으로 시장수급 상황에 따른 자율변동환율제 원칙을 고수할 것이다.환율은 시장이 결정한다는 얘기다.다만 투기나 경제원리상근거없는 이상심리에 의한 환율급변동에 대해서는 ‘스무딩 오퍼레이션’(완만한 조정)에 의한 수급조정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그렇다고 해서 특정 수준을 타기팅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유럽 등의 아시아 통화절상 압력을 어떻게 봐야 하나.

-보다 냉정한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환율절상이 되면 미국 유럽의 제조업이 과연 경쟁력을 얻게 되는 것인지,산업구조상의 차이에 의한 문제를 가격경쟁 문제로 확대해석하고 있지는 않는지 등을 분석해야 한다.특히 실물 측면뿐만 아니라 금융 측면의 파급효과도 살펴봐야 한다.

현재 아시아국가들은 외환보유고로 미국의 재정증권을 매입해 미국의 재정적자를 메워주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외환보유고가 증가하지 않으면 재정증권의 수요가 떨어지고,이는 금리상승과 주가하락으로 이어지는 자산감소효과(네거티브 피구효과)가 나타난다.이럴 경우 소비가 줄어들면서 미국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주병철기자 bcjoo@
2003-10-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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