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사건은 1심 재판부가 유죄를 인정함으로써 논란이 일단락됐다.재판부는 대북송금은 통치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해석하면서 구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배임·직권남용 등 공소사실 모두를 인정했다.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양형에 참작했다.
●북송금은 통치행위가 아니다
재판부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남북정상간 합의는 통치행위로 규정했다.하지만 북송금의 경우 회담 개최를 위한 중요한 조건이긴 해도 통치행위로 판단하진 않았다.대북송금을 국가나 민족 전체의 운명과 관련된 중요사항라 볼 수 없다는 것이다.따라서 북한에 돈을 보낼 때 실정법을 위반한 것은 범법행위로 당연히 처벌가능하다고 해석했다.
또 “통치행위라 하더라도 형사법을 위반하면 사법처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면서 “다면 사법적 심사를 자제하는 것”이라고 통치행위론을 매우 제한적으로 해석했다.법치주의가 확립된 현대사회에서 전제 군주국가의 잔재인 통치행위를 무한정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정상회담 대가성 사법판단어렵다
재판부는 대북송금과 남북정상회담이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분명히 밝히면서도 ‘대가’란 단어를 사용하는 데 신중을 기했다.사전적 의미와 달리 사람마다 대가성에 대한 판단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돈을 보내지 않았을 경우 정상회담의 성사여부 등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법원이 섣불리 대가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겠다는 것이다.재판부는 “대가성 여부는 법률적 판단,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면서 “법원으로서 대북송금과 남북정상회담의 관련성에 나아가 이른바 대가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고,또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외국인가
재판부는 헌법의 영토조항과 평화통일조항 취지에 비춰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북한을 ‘외국’으로,북한의 법인격체를 ‘비거주자’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하지만 이번 사건에선 북한이 외국인지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외국환거래법의 특례를 정한 ‘대북투자 등에 관한 외국환관리지침’이 존재하기때문이다.이 지침은 대북투자를 할 때 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따라서 대북송금의 경우 정부승인을 전혀 거치지 않았기에 위법행위라고 판단했다.
●배임등 공소사실 모두 인정
산업은행의 현대대출을 주도한 이근영 전 산은 총재와 박상배 전 부총재에 대해서도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를 인정했다.이들은 현대에 대출해준 4000억원 모두가 회수된 만큼 재산상 손해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하지만 재판부는 “대출 당시 적절한 여신심사를 거치지 않았고,이후에도 무리하게 대출을 연장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재산상 손해발생 위험을 초래한 만큼 배임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적용된 직권남용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이 전 수석은 당시 산은을 통제할 권한을 갖고 있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재판부는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통령 명의를 빌려 재정경제부장관을 통해 산은을 직접 감독·지시할 수 있는 자리”라면서 유죄라고 밝혔다.
●정상회담 역사적 의미 긍정평가
재판부는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를 언급했다.회담이 긍정적·냉소적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지만,남북경제교류협력 확대,군사적 긴장완화,이산가족 상봉 등 우리 사회에 측량하기 어려울 정도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북한을 ‘제도화의 틀’로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고,앞으로 대북경제협력 수행에 있어서도 상당한 부담을 남긴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정은주기자 ejung@
●북송금은 통치행위가 아니다
재판부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남북정상간 합의는 통치행위로 규정했다.하지만 북송금의 경우 회담 개최를 위한 중요한 조건이긴 해도 통치행위로 판단하진 않았다.대북송금을 국가나 민족 전체의 운명과 관련된 중요사항라 볼 수 없다는 것이다.따라서 북한에 돈을 보낼 때 실정법을 위반한 것은 범법행위로 당연히 처벌가능하다고 해석했다.
또 “통치행위라 하더라도 형사법을 위반하면 사법처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면서 “다면 사법적 심사를 자제하는 것”이라고 통치행위론을 매우 제한적으로 해석했다.법치주의가 확립된 현대사회에서 전제 군주국가의 잔재인 통치행위를 무한정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정상회담 대가성 사법판단어렵다
재판부는 대북송금과 남북정상회담이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분명히 밝히면서도 ‘대가’란 단어를 사용하는 데 신중을 기했다.사전적 의미와 달리 사람마다 대가성에 대한 판단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돈을 보내지 않았을 경우 정상회담의 성사여부 등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법원이 섣불리 대가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겠다는 것이다.재판부는 “대가성 여부는 법률적 판단,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면서 “법원으로서 대북송금과 남북정상회담의 관련성에 나아가 이른바 대가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고,또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외국인가
재판부는 헌법의 영토조항과 평화통일조항 취지에 비춰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북한을 ‘외국’으로,북한의 법인격체를 ‘비거주자’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하지만 이번 사건에선 북한이 외국인지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외국환거래법의 특례를 정한 ‘대북투자 등에 관한 외국환관리지침’이 존재하기때문이다.이 지침은 대북투자를 할 때 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따라서 대북송금의 경우 정부승인을 전혀 거치지 않았기에 위법행위라고 판단했다.
●배임등 공소사실 모두 인정
산업은행의 현대대출을 주도한 이근영 전 산은 총재와 박상배 전 부총재에 대해서도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를 인정했다.이들은 현대에 대출해준 4000억원 모두가 회수된 만큼 재산상 손해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하지만 재판부는 “대출 당시 적절한 여신심사를 거치지 않았고,이후에도 무리하게 대출을 연장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재산상 손해발생 위험을 초래한 만큼 배임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적용된 직권남용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이 전 수석은 당시 산은을 통제할 권한을 갖고 있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재판부는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통령 명의를 빌려 재정경제부장관을 통해 산은을 직접 감독·지시할 수 있는 자리”라면서 유죄라고 밝혔다.
●정상회담 역사적 의미 긍정평가
재판부는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를 언급했다.회담이 긍정적·냉소적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지만,남북경제교류협력 확대,군사적 긴장완화,이산가족 상봉 등 우리 사회에 측량하기 어려울 정도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북한을 ‘제도화의 틀’로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고,앞으로 대북경제협력 수행에 있어서도 상당한 부담을 남긴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정은주기자 ejung@
2003-09-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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