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도 그렇듯이 그림도 인격을 반영한다.이른바 화격(畵格)이다.당림(棠林) 고(故)이종무 화백의 그림에는 인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당림의 삶은 꼿꼿한 선비의 풍모 그대로다.대학교수 자리를 미련없이 떠났다든가 종신직인 예술원 회원에서 스스로 물러난 일 등은 그 강직한 성품의 한 단면이다.그런 올곧은 삶의 태도는 그림에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당림의 그림에는 애매모호한 구석이 없다.물상 하나하나의 형태는 물론,물상과 물상의 경계도 철책을 두른 듯 뚜렷하다.세부적인 묘사를 생략하고 단순화한 화풍 탓인지 그의 그림은 힘이 있고 정갈하다.
70년의 세월에 걸쳐 일궈놓은 당림의 작품세계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이종무 화백 회고전’이 30일부터 10월12일까지 서울 태평로 서울갤러리 1,2전시실에서 열린다.
미수전을 눈 앞에 두고 유명을 달리한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달래기 위해 대표작 88점을 골랐다.전시작은 ‘전쟁이 지나간 도시’(1950년)부터 ‘향원정’‘자화상’‘백두산 천지’‘여수돌섬’,근작 ‘충무항’(2000년)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망라했다.특히 ‘전쟁이 지나간 도시’는 1950년대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거친 붓놀림이 오히려 전쟁의 처참함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당림은 기본적으로 구상작가이지만 1960년 무렵부터 거의 10년 동안 추상작업에 몰두한 세월이 있다.그것은 물론 1950년대 말부터 국내 작가들 사이에 유행한 앵포르멜(비정형회화)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늪지대’(1960년),‘풍경’(1965년) 같은 반추상화들이 당시에 그린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그러나 당림은 자신의 추상세계가 무르익어갈 즈음 돌연 구상화로 복귀한다.그리고 마침내 시시콜콜한 표현을 절제하고 전체적인 이미지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얻었다.
당림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가 ‘황토색의 작가’라는 점이다.1970년대 말 이래 당림은 황토색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그에게 황토색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한국의 향토미를 상징하는 색이 다름아닌 황토색임을 감안하면,그가 일찍이 국내 서양화 1세대인 춘곡 고희동을사사한 서양화가이지만 얼마나 한국적 서정에 투철한 작가인가를 알 수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특유의 황갈색으로 되살아나는 아름다운 산하를 만나게 된다.(02)2000-9736.
김종면기자 jmkim@
당림의 그림에는 애매모호한 구석이 없다.물상 하나하나의 형태는 물론,물상과 물상의 경계도 철책을 두른 듯 뚜렷하다.세부적인 묘사를 생략하고 단순화한 화풍 탓인지 그의 그림은 힘이 있고 정갈하다.
70년의 세월에 걸쳐 일궈놓은 당림의 작품세계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이종무 화백 회고전’이 30일부터 10월12일까지 서울 태평로 서울갤러리 1,2전시실에서 열린다.
미수전을 눈 앞에 두고 유명을 달리한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달래기 위해 대표작 88점을 골랐다.전시작은 ‘전쟁이 지나간 도시’(1950년)부터 ‘향원정’‘자화상’‘백두산 천지’‘여수돌섬’,근작 ‘충무항’(2000년)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망라했다.특히 ‘전쟁이 지나간 도시’는 1950년대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거친 붓놀림이 오히려 전쟁의 처참함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당림은 기본적으로 구상작가이지만 1960년 무렵부터 거의 10년 동안 추상작업에 몰두한 세월이 있다.그것은 물론 1950년대 말부터 국내 작가들 사이에 유행한 앵포르멜(비정형회화)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늪지대’(1960년),‘풍경’(1965년) 같은 반추상화들이 당시에 그린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그러나 당림은 자신의 추상세계가 무르익어갈 즈음 돌연 구상화로 복귀한다.그리고 마침내 시시콜콜한 표현을 절제하고 전체적인 이미지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얻었다.
당림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가 ‘황토색의 작가’라는 점이다.1970년대 말 이래 당림은 황토색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그에게 황토색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한국의 향토미를 상징하는 색이 다름아닌 황토색임을 감안하면,그가 일찍이 국내 서양화 1세대인 춘곡 고희동을사사한 서양화가이지만 얼마나 한국적 서정에 투철한 작가인가를 알 수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특유의 황갈색으로 되살아나는 아름다운 산하를 만나게 된다.(02)2000-9736.
김종면기자 jmkim@
2003-09-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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