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비자금 파문 / 비자금 전달 엇갈리는 진술

권노갑 비자금 파문 / 비자금 전달 엇갈리는 진술

입력 2003-08-13 00:00
수정 2003-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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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현대비자금 100억여원 수수 혐의와 관련,핵심 관련자들이 서로 엇갈린 주장을 펴 진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건의 직접 당사자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은 물론,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 동교동계 이훈평 민주당 의원까지 돈 전달 경위 등을 놓고 각자 다르게 말하고 있다.권 전 고문의 비자금 수수여부는 여권의 정치자금과 직결되는 문제로 정치적 파장이 엄청난 데다 현대측의 위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핵심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먼저 이 전 회장은 자신이 직접 권 전 고문에게 현대비자금을 전달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이 전 회장은 검찰에서 2000년 4·13 총선을 앞두고 서울시내 모처에서 김영완씨 주선으로 자신과 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권 전 고문간에 4자 회동을 가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권 전 고문이 총선 자금의 어려움을 토로했고 김영완씨의 권유에 따라 비자금을 마련한 정 회장은 이 전 회장을 통해 권 전 고문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권 전 고문측이 현대 비자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펄쩍 뛰고 있다.이 의원은 권 전 고문을 접견했다는 변호인의 말을 빌려 권 전 고문에게 현대비자금이 전달됐다는 것은 김영완씨의 ‘오버액션’에서 비롯된 오해라는 논리를 폈다.

이 의원은 김영완씨가 현대그룹측에 비자금 준비를 요구한 뒤 권 전 고문에게 접근,현대 비자금을 받으라고 건의했다고 강조했다.이 의원은 “권 전 고문은 이 문제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부정적인 말을 듣자 김영완씨의 제의를 거부했다.”고 말했다.그러나 권 전 고문이 김영완씨의 제의를 거부했음에도 총선자금 마련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당의 사정을 걱정해 10억원을 빌린 사실은 있다고 설명했다.100억여원 비자금 수수설을 비켜갔지만 김 전 대통령 연루의혹과 권 전 고문의 정치자금 수수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씨를 남겨둔 셈이다.

권 전 고문측은 이 전 회장과 이 의원측의 주장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권 전 고문측은 권 전 고문이 97년 한보사태로 구속된 뒤 ‘이상한’ 자금은 손도 대지 않으려 했다는 점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다.권 전 고문 역시 김영완씨가 현대 비자금 제공을 제의한 사실은 있으나 거절한 것은 김 전 대통령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권 전 고문측은 김 전 대통령과 상의했다는 주장에 대해 “권 전 고문이 어린애냐.”며 일축했다.김 전 대통령과 상의했다는 주장은 별도의 정치적 목적이 있는 행동으로 사태 해결에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부인했다.그러나 10억원을 빌렸다는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권 전 고문측은 특히 김영완씨가 해외에 체류하면서 관련 자료만 검찰에 보냈다는 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김영완씨가 권 전 고문에게 전달하지 않은 현대 비자금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가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돈을 전달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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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성기자 cho1904@
2003-08-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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