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또 하나의 고향

[길섶에서] 또 하나의 고향

우득정 기자 기자
입력 2003-07-30 00:00
수정 2003-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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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변의 조선족 작가 류연산은 지난 1994년 10월부터 4년 동안 행장을 둘러메고 만주땅 4만리 길을 돌아다니며 만난 조선족 1,2,3세대의 삶을 ‘만주 아리랑’이라는 책자에 담았다.19세기 중엽 한반도에 몰아닥친 ‘왕가뭄’을 피해 만주로 처음 이주한 14가구의 식솔을 비롯,고통과 한으로 점철된 조선족들의 고단한 삶을 눈에 잡힐 듯 그리고 있다.

그는 250여쪽인 이 책자에서 고향을 그리는 이주 1세대의 간절한 소망을 “조상의 뼈가 묻혀 있고 자신의 태를 묻은 땅”이라는 말로 표현했다.꿈에도 그리는 고향을 조상의 혼백과 자신의 육신이 연결된 지점으로 파악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태반이 의약품의 재료로 공공연히 거래되는가 하면,훗날 난치병 치료를 위해 탯줄에서 채취한 제대혈을 보관하는 은행이 신세대 산모들에게 인기라고 한다.앞으로 ‘태를 묻었다.’는 말 대신 ‘태가 보관됐다.’는 식으로 새로운 형태의 고향이 생겨나지 않을까 궁금하다.

우득정 논설위원

2003-07-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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