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 총리의 의미있는 제청권 행사

[사설] 고 총리의 의미있는 제청권 행사

입력 2003-07-26 00:00
수정 2003-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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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가 농림부 장관 인선을 통해 각료 인선의 새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민병채 전 양평군수가 사실상 내정됐다가 막판에 허상만 순천대 교수로 바뀌는 과정에서 고건 총리가 보여준 적극적인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

고 총리는 이번 인선 과정에서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그는 민 전 군수의 내정에 대해 ‘대외 교섭력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재론할 것을 요구했다.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자유무역협정(FTA),쌀 추가개방 협상 등 농업부문의 산적한 국제협상에 나서야 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는 매우 적절한 지적이었다고 본다.또 ‘허 교수를 농림장관에 제청한다.’는 요지의 국무위원 제청서를 노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며,인사추천위 회의도 직접 주재했다.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헌법상 국무총리의 자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 각부를 통할하고 국무위원 임명 제청과 해임 건의를 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그러나 역대 총리들은 그같은 권한을 소신 있게 행사하기보다는 청와대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고 총리의 지난 5개월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 초기에 대통령과 총리의 관계를 ‘몽돌과 받침대’의 관계로 비유한 바 있다.고 총리가 풍부한 행정경험을 살려 적극적인 ‘받침대’로서의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이다.우리는 이번 장관 인선의 경험이 책임총리제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정부 첫 국무총리인 고 총리의 위상과 역할의 적극적인 수행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2003-07-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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