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 내무반 성추행실태 조사하라

[사설] 군 내무반 성추행실태 조사하라

입력 2003-07-12 00:00
수정 2003-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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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전·의경 2명이 고참들의 구타 사고로 숨진 데 이어 부대복귀를 앞두고 투신 자살한 육군 사병이 군 내무반에서 고참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아픔을 어떻게 위로할지 막막할 따름이다.꽃다운 젊은이들이 병역의무를 수행하다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비보는 당사자 가족뿐 아니라 이땅의 모든 부모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한다.

김모 일병은 포상휴가 후 귀대일인 지난 9일 오전 의정부시 한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했다.친구들은 “김 일병이 ‘고참들이 밤마다 바지를 벗기고 성기를 만진다.’는 말을 했다.”며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고,군 수사기관은 김모 상병에 대해 지난 5월쯤 2차례 김 일병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했다.김 상병은 그러나 성추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 일병의 자살동기에 대해선 추가 수사가 필요하겠지만 이 사건은 군 내부의 ‘성관련 범죄’가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음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동성애자들의 차별 반대운동이 벌어지는 등 우리 사회에서도 성개방 풍조가 거세게 불고 있음을 감안할 때 군이나 전·의경 부대 내무반도 성범죄의 안전지대일 수는 없다.

상명하복을 내세운 고참들의 성희롱이나 성추행은 구타보다도 더 심한 모멸감과 수치심을 주지만 그 성격상 피해신고가 쉽지 않다.철저한 예방교육과 피해신고의 제도화가 시급한 까닭이다.특히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기회에 각종 병영에서 일어나는 구타 등 가혹행위와 성범죄가 바로 국가기관이 저지르는 반인륜적 범죄라는 인식 아래 철저히 그 실태와 원인을 조사해,대책을 제시하기 바란다.

2003-07-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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