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대통령 당적변경 금지해야

[열린세상] 대통령 당적변경 금지해야

권영설 기자 기자
입력 2003-05-16 00:00
수정 2003-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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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년 간 기존의 대통령제가 의원내각제로 변경된 사례는 세계에서 단 하나도 없다.반면 그 반대의 경우는 숱하게 있다.” 이는 슈가트와 캐리(Shugart & Carey)가 함께 쓴 ‘대통령과 의회’라는 전문서에서 밝힌 연구 결과의 한 부분이다.여기에 40여년 전 9개월의 단명으로 그쳤던 한국의 민주당 내각제는 그 기간이 짧아 아예 통계에 잡히지도 않았다.이같은 경험적 연구에서 되새겨 볼 대목이 있다.현실 정치의 일상적 운영에서 대통령제는 국회가,그리고 의원내각제에는 정당이 그 중심 무대가 되기 마련이다.따라서 정당 발전이 미숙한 제3세계의 내각제 정치가 뒤뚱거리는 현상도 따지고 보면 이상할 것이 없다.근년 들어 시행착오 끝에 가이아나,나이지리아,짐바브웨 등이 대통령제로 선회하지 않았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 일곱 해나 되는 우리의 정치를 들여다보자.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거나 선거철이 가까워질 때면 개헌으로써 국면 돌파를 시도하는 애드벌룬을 띄우곤 했다.노무현 대통령은 내년 총선 후 프랑스식 이원정부제를시행해 보겠다느니 또 책임총리제를 시도해본 뒤 형편에 따라 의원내각제로 가겠다는 등 이에 관한 언급을 해온 바 있다.

논리적 순서대로라면 그는 그때까지 제도의 중심축을 이룰 정당 발전을 계속 도모해야 마땅하다.현재 의석의 열세는 대통령이 그처럼 소중하게 여긴다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고 극복할 길을 직접 국민 속에서 찾아야만,전임자들과 구별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정계는 그 역방향의 길로 마구 치닫고 있다.사상 초유의 국민 경선까지 도입하며 뽑은 후보자를 대선에서 승리로 이끈 바로 그 정당은 이름하여 ‘새 천년’민주당이다.2000년 1월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여 새 시대에 걸맞은 정당이라고 요란하게 북치며 만들 때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바로 이 새천년당을 ‘헌 천년시대’의 방식으로 부수고 ‘개혁’적 신당을 만든다고 연일 아우성이다.

나팔을 아무리 높이 불어대도 흘러간 노래로 들릴 뿐이다.5년마다 들어온 옛 가락이고 맞춘 음계는 그때도 지금도 어김없이 개혁이기 때문이다.잠시 돌이켜 보자.민정당 후보로 당선된노태우 대통령은 2년도 안 돼 3당 합당의 깜짝쇼를 발표했고,퇴임 반년에 앞서서는 대선 중립과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해 당적을 이탈한다.민자당으로 당선된 김영삼 대통령은 15대 총선을 앞두고 당을 리모델링해 신한국당을 창당했으며,이 당은 또다시 합당을 통하여 한나라당이 되고 그 명예 총재로 추대된다.뒤이은 김대중 대통령 또한 재임 중 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 그리고 탈당으로 무소속,이렇게 세 번이나 지위 변동을 기록한다.노무현 대통령도 벌써 그 대열에 깊숙이 들어섰으니 딱한 생각이 앞선다.당선 이후 대통령의 당적 변경과 이탈 금지를 헌법의 취임 선서에라도 넣든지 혹은 달리 법제화할 길이라도 이제 모색해 보아야 할 것 같다.

현재 전국구 국회 의원이 당적을 변경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끔 법제화하고 있다.이 제도에 대해서도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유권자와 의원 또는 의원과 소속 정당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국민은 단순히 뽑기만 할 뿐이며 당선 이후는 ‘자유로운 위임 관계’에 놓인다고 본다면 당을 바꾸어도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다.

반대로,선거가 인물만 본 것이 아니라 정당과 정책 정강까지 포함된 선택이라면 정당 기속성에 비추어 정당 변경은 국민의 선거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의원직을 뺐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현행 비례 대표 의원들은 바로 이 후자에 해당된다.법제화를 하고 있지 않을 뿐이지 법리상으로는 대통령의 경우 또한 그 연장 선상에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정치의 판도 스타일도 달라졌건만 구습의 ‘대통령당’만들기는 오히려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


최두호 서울시의원 “유효기간 지난 수도계량기 24만 개… 교체 적체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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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최두호 서울시의원 “유효기간 지난 수도계량기 24만 개… 교체 적체 해소해야”

권 영 설 중앙대 교수 헌법학
2003-05-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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