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키워야 특별한 아이되죠”/ 육아책 4권 펴낸 김순영·서진석 부부

“평범하게 키워야 특별한 아이되죠”/ 육아책 4권 펴낸 김순영·서진석 부부

입력 2003-05-12 00:00
수정 2003-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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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육아에 관련된 책을 출간하고,주위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않고 나름의 특별한 육아법을 실천하고 있는 ‘별종 부부’가 있다.김순영(39·환경정의시민연대 조직위원장) 서진석(39·SK텔레콤 CR전략실 과장) 커플이 그 들이다.

김 씨는 유해식품에 관한 책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아토피를 잡아라’의 공동저자로 최근 자신의 아이들 먹거리 이야기를 공개한 ‘아이 밥상 지키기’란 또 한권의 책을 펴냈다.남편 서 씨는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논 경험을 담은 ‘얘들아∼ 아빠랑 놀자’라는 책을 펴내 “애들과 어떻게 놀아야 할 지 모르겠다.”는 부모들에게 그 비법을 제시했다.그러나 이들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우리는 특별하게 아이들을 키우지 않아요.오히려 보통아이로 키우는 것이 진정 특별한 아이로 키우는 지름길이라 생각하니까요.”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전통식단으로 아이를 키우고 제철 음식이 아니면 되도록 먹이지 않으면서 한사코 “사교육은 싫다.”며 아이들을 마음껏 뛰놀게 한다.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 시대부모라면 알 수 있다.이들 부부의 숨겨둔 육아법을 알기 위해 휴일의 느긋함을 즐기는 가족을 방문했다.

경기 과천의 18평 아파트.여느 집과 다른 점 두 가지.거실 한 가운데 놓여 있게 마련인 텔레비전이 안 보였다.갓 돌지난 아이만 있어도 냉장고나 책상 등에 붙어 있는 그 흔한 ‘낱말카드’도 없었다.텔레비전 대신 가족이 함께 하고,공부보다는 놀이가 중요하다는 신념이 읽혀졌다.

가족들에게 ‘채식을 해서 날씬한 모양’이라고 말했더니 남편 서 씨는 “우리도 고기 먹습니다.생활협동조합에서 삼겹살 600g,한 근 사면 세 번으로 나눠먹을 정도로 먹어요.”라고 얼른 받아 답했다.고기로 배를 채우지 않을 뿐,특별히 채식주의나 금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란다.

김 씨가 먹거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큰애 윤호(8·과문초 1)의 아토피 증세때문이었다 한다.피부가 발개지고 가려워지는 아토피에 나쁜 음식을 가려내기 시작하면서 유해식품연구가 시작됐고,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먹고 자란 동물성단백질 대신 유기농산물 위주의 식단으로 바꿨다.사탕이나 빵 등 군것질 거리도 감자와 고구마 등으로 대체했고 이것마저 식사시간 1시간 전에는 철저히 금지시켰다.

더욱이 윤호는 황달로 모유를 먹지 못한게 아토피 증세를 심하게 한 것 같아 둘째 윤하(5)는 18개월까지 모유를 먹였다.이유식은 된장국을 중심으로 전통식단을 따랐는데 그 결과 아이들은 김치를 좋아하고 마늘장아찌를 잘 먹고 돌나물을 초고추장에 푹푹 찍어 먹게 됐다.“가끔 아이들이 피자와 햄버거의 유혹에 빠졌지만 ‘건강한 맛’을 가르치려면 엄마가 아이에게 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원칙을 지켰어요.”

남편 서 씨도 아내와 같은 생각을 갖게 되는 계기가 왔다.지난해 둘째가 어린이 집에 다닌 지 불과 1주일만에 아토피 증세가 나타난 것이었다.평소 채식위주의 식생활을 해오다가 갑자기 동물성 단백질을 과다섭취해 그전에 없던 발진과 가려움 증세가 드러난 것이었다.“그때 확인했어요.다른 아이들이 먹는 맛있는 음식을 우리 아이들이 못 먹는 것이 안쓰런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빠인 제가 ‘독’을 먹여왔다는 것을 말입니다.”

아이 교육에 관해 물었다.“책을 많이 읽게 하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면서 올곧고,겸손한 사람으로 자라게 하고 싶습니다.”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키우겠다는 평범한 대답이었다.

허남주기자 hhj@
2003-05-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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