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제자와 교육을 생각하는 ‘스승의 날’

기고 / 제자와 교육을 생각하는 ‘스승의 날’

이병석 기자 기자
입력 2003-05-12 00:00
수정 2003-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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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은 40회째 맞이하는 스승의 날이다.보성초등학교 서 교장 자살사건으로 교직사회의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맞는 스승의 날은 이전의 스승의 날과는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스승의 날이 되면 백화점과 꽃가게가 성시를 이룬다.선생님께 감사의 표현으로 카네이션 또는 작은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서다.스승의 날은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감사를 표현하는 날이지만,나를 포함한 모든 교육자들에게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날이기도 하다.

요즘 선생님들은 자신이 더이상 존경이나 감사의 대상이 아니고 단순히 가르치는 직업인일 뿐이라고 자조 섞인 말들을 하고 있다.선생님들을 무시하는 가정·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란 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선생님들의 교권에 도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체념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이렇게 교권이 실추되는 상황에서 교직사회조차 분열과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선생님들이 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체를 만드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충분히 있을 수 있다.그러나 문제는 많은 기업의 노동조합과 사(使)측이 제 주장만을 하며 투쟁으로 치닫다가 결국은 회사 문을 닫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는 것이다.여기서 교육계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우리 교육계의 노동운동은 회사의 노동운동보다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띤다.젊고 진보적인 성향의 교사들이 주로 가입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비교적 역사가 짧은 한국교원노동조합(한교조),대부분의 교장선생님들과 보수적인 성향의 교사들이 가입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합법적인 교원단체로 등록되어 활동하고 있다.

스승의 날이 들어 있는 5월은 교육계가 더욱 어수선할 전망이다.특히 전교조와 교장협의회 간의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이에 참다 못한 학부모 단체들까지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교직단체 간의 갈등으로 야기되는 모든 불이익이 다 국민과 학생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회사에서 노사간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공장 문만 닫으면 된다.그러나 교직단체간의 갈등은 교육을 중단시키고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다.이 점을 선생님들은 기억해야 한다.교직단체들은 한국의 교육과 학생들을 위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학생을 인질로 하여 주도권과 권익을 확보하려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진정한 교권 회복은 학생들의 존경 회복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가정이 붕괴되고 부권이 추락하는 요즘 아버지의 역할을 재정립하자는 ‘아버지 학교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이 운동에서 가정 붕괴의 원인을 아버지 자신들의 태도에서 찾고 있듯이,교실 붕괴의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는 교직단체가 진정 우리 교육을 살릴 수 있다.부부의 금슬이 자녀교육의 기본 바탕이듯,교직 단체간에 서로 화목하고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는 모습을 보일 때,선생님들의 진정한 교권과 권위가 회복될 것이다.

선생님들이 전문직으로서의 권익을 강조하면 수요자인 학생들은 교육이라는 서비스를 주장하게 되어 둘 간의 관계는 실리적으로 타락하게 될 것이다.이런 관계 속에서 교사의 가르침은 상품 이상의 것이 될 수 없으므로 선생님에 대한 존경은 기대하기 힘들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육신을 낳아준어버이보다 더 귀한 사람이 영혼을 낳아 키워주는 교사’라고 말했다.선생님들이 교육의 본질인 학생들의 영혼을 일깨우는 일로 돌아갈 때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발전할 것이다.15일은 전문직 교사들이 자신의 권익을 위해 결의하는 날이 아니라 제자의 장래와 우리의 교육을 생각하는,진정한 ‘스승’의 날이 되길 바란다.

윤수혁 서울시의원, 남산타운어린이집 인근 노후 데크 신속 보수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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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 석 경민대 교수 명예논설위원
2003-05-1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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