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왕실과 외척 박영규 지음 / 김영사 펴냄
조선 후기 정치권력을 오로지하다시피 한 노론의 강령 제1호는 ‘물실국혼(勿失國婚)’이었다.임금이 될 사람과의 혼인은 다른 당파에 내주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외척이 되는 것은 그만큼 권력에 가까워지는 것이었다.
박영규의 ‘조선의 왕실과 외척’(김영사 펴냄)은 조선조 정치권력이 어떻게 작동하고,또 이동했는지를 외척과의 관계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460여쪽의 부피가 일단 기를 질리게 할 수도 있겠지만,지은이는 ‘한권으로 읽는…’ 시리즈로 장안의 지가를 올렸던 바로 그 사람.평소 역사에 큰 관심을 갖지 않은 사람들도 머리아프지 않게 읽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성군(聖君)으로 추앙받는 세종은 친족문제에 있어서는 대범하지도 포용력이 넓지도 않았다.세자 향(훗날 문종)을 장가들인 뒤 2년3개월만에 휘빈을 내쫓은 것도 세종이었다.갑작스러운 폐빈에 조정 대신들이 의아해하자 “김씨(폐세자빈)가 누대 명가의 딸이라고 하여 간택했더니 뜻밖에 저 혼자 세자에게 잘 보이려고사람들을 미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세종은 다시 며느리로 맞아들인 순빈도 7년 만에 폐출시켰다.‘열녀전’을 마당에 집어던지고,세자가 처소를 찾지 않자 술로 세월을 보냈기 때문이다.그러나 세종의 깐깐한 친족관리,나아가 외척관리가 조선왕조의 기틀을 더욱 든든하게 했음은 물론이다.
세종의 사돈으로는 안평대군의 장인인 정연이 있다.그것만으로도 수양대군의 세조 등극 이후 멸문지화를 당했을 법한데 정연의 집안은 오히려 승승장구했다.우습게도 안평대군과 처 정씨가 서로 얼굴도 보지 않을 만큼 불화가 깊었기 때문이다.결국 불화가 정씨 집안을 구한 셈이다.
‘조선의…’는 읽을거리이면서도 자료집이다.역대 왕들의 가계와 외척을 일일이 조사하여 도표화했다.그렇지만 나열식 체제를 갖추다보니 역사적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구조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어 보인다.
서동철기자 dcsuh@
조선 후기 정치권력을 오로지하다시피 한 노론의 강령 제1호는 ‘물실국혼(勿失國婚)’이었다.임금이 될 사람과의 혼인은 다른 당파에 내주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외척이 되는 것은 그만큼 권력에 가까워지는 것이었다.
박영규의 ‘조선의 왕실과 외척’(김영사 펴냄)은 조선조 정치권력이 어떻게 작동하고,또 이동했는지를 외척과의 관계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460여쪽의 부피가 일단 기를 질리게 할 수도 있겠지만,지은이는 ‘한권으로 읽는…’ 시리즈로 장안의 지가를 올렸던 바로 그 사람.평소 역사에 큰 관심을 갖지 않은 사람들도 머리아프지 않게 읽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성군(聖君)으로 추앙받는 세종은 친족문제에 있어서는 대범하지도 포용력이 넓지도 않았다.세자 향(훗날 문종)을 장가들인 뒤 2년3개월만에 휘빈을 내쫓은 것도 세종이었다.갑작스러운 폐빈에 조정 대신들이 의아해하자 “김씨(폐세자빈)가 누대 명가의 딸이라고 하여 간택했더니 뜻밖에 저 혼자 세자에게 잘 보이려고사람들을 미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세종은 다시 며느리로 맞아들인 순빈도 7년 만에 폐출시켰다.‘열녀전’을 마당에 집어던지고,세자가 처소를 찾지 않자 술로 세월을 보냈기 때문이다.그러나 세종의 깐깐한 친족관리,나아가 외척관리가 조선왕조의 기틀을 더욱 든든하게 했음은 물론이다.
세종의 사돈으로는 안평대군의 장인인 정연이 있다.그것만으로도 수양대군의 세조 등극 이후 멸문지화를 당했을 법한데 정연의 집안은 오히려 승승장구했다.우습게도 안평대군과 처 정씨가 서로 얼굴도 보지 않을 만큼 불화가 깊었기 때문이다.결국 불화가 정씨 집안을 구한 셈이다.
‘조선의…’는 읽을거리이면서도 자료집이다.역대 왕들의 가계와 외척을 일일이 조사하여 도표화했다.그렇지만 나열식 체제를 갖추다보니 역사적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구조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어 보인다.
서동철기자 dcsuh@
2003-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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