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사스 전담병원’ 손놓은 당국

[오늘의 눈] ‘사스 전담병원’ 손놓은 당국

조덕현 기자 기자
입력 2003-04-28 00:00
수정 2003-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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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전담 병원 지정을 두고 서울시와 보건복지부가 보여준 책임 떠넘기기식의 행태는 ‘과연 당국을 믿고 있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4일 서울시립 동부병원을 사스 전담병원으로 지정한 뒤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밤샘 농성이 이어지자 추천기관인 서울시가 이튿날 서둘러 지정을 취소해버린 것이다.

지금 온 세계가 사스 공포에 떨고 있다.남북간에 금강산관광 중단에 합의하는가 하면 수출입이 줄어 경제에 주름살이 지는 등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주민들의 의견을 중시하는 서울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대안도 없는 조치에는 “이건 아닌데…”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서울시는 “전담병원 지정 절차를 밟는 과정에 보건복지부가 서둘러 발표하는 바람에 일이 틀어졌다.”면서 “‘취소’가 아니라 ‘보류’가 맞다.”며 자구 해석에 매달리고 있다.국립보건원측도 “그 정도 반발은 당연히 예상됐던 것”이란 입장이지만 탁상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27일에도 이같은 평행선은 이어졌다.서울시는 “국민의 인식이 부족하니 언론에서 적극 홍보해달라.”고 밝혔다.사스가 공기로 번지는 것이 아닌데도 동부병원 인근 주민들이 잘못 알고 반대한다며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일선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시의 적극 협조가 없이는 정부대책도 사실상 공염불에 불과하다.서울시가 사스전담병원 지정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이런 감각이 있다는 반증이다.

동부병원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 이후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무책임한 행정’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대안이 없다.’는 서울시의 해명은 ‘솔직함’을 넘어 ‘직무유기’란 생각마저 든다.군병원 등의 확보에 손놓고 있는 중앙정부도 마찬가지다.

만에 하나 사스 진성환자라도 밝혀지면 어떻게 할 것인지? 보건복지부와 서울시에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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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덕 현 전국부 기자 hyoun@
2003-04-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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