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용 국산 애니메이션은 흥행한 전례가 없다.아니,한국산 애니메이션 자체가 몇편 없었다.새달 1일 개봉하는 장편 애니메이션 ‘오세암’을 제작한 이정호(사진·38)마고21 대표는 그래서 더 설레고 떨린다.
“현란한 테크닉의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인류 미래를 고민하는 거대서사의 재패니메이션과 차별점이 뚜렷한 토종 가족애니메이션입니다.해외시장 진출이야 두고볼 일이고요.분명히 우리 관객들의 감수성에는 먹힐 수 있을 겁니다.”
이미 실사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오세암’은 정채봉의 창작동화가 원작.죽은 엄마를 그리워하는 어린 남매의 눈물겨운 우애를 그렸다.선으로 윤곽을 그리는 전통적인 셀 방식과 입체 이미지를 구현하는 3D 방식의 중간형태인 2D애니메이션이다.입체감이 살아있으면서도 화면톤이 온화한 것은 그런 장치 덕분이다.
“원작의 깊이를 잃지 않되 만화적인 흥미 요소를 드라마에 풀어내는 게 어려웠다.”는 이 대표는 “엔딩부분의 설정이 원작과 약간 달라진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에서 개봉까지는 꼬박 3년이 걸렸다.알려진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작업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주인공 길손이의 캐릭터를 다듬는 것부터 난관이었다.“촌스러운 듯하면서도 개성있는 다섯살짜리 한국아이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눈꼬리,입매를 몇번이나 올렸다 내렸다 했다.”며 웃었다.
영화는 곳곳에서 된장 냄새를 풀풀 풍긴다.그의 전작인 TV애니메이션 ‘하얀마음 백구’(2000년)가 그랬듯 이번에도 초점을 맞춘 메시지는 공동체 삶의 소중함.절집 오세암을 배경으로 앞을 못보는 누나와 길손이가 나누는 간절한 우애,스치듯 만나 남매와 소중한 인연을 맺는 스님들 이야기에 ‘관계’의 신성함이 깃들어 있다.
“지브리 스튜디오(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의 산실)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우리만의 정서로 승부를 보겠다.”는 그의 장담대로 영화는 마음약한 관객들에게 눈물깨나 찍어내게 할 것같다.설악산의 늦가을 단풍과 한겨울 설원 등 낯익은 풍광,길손이의 천진하고 익살스런 대사들이 스크린의 감성을 갈수록 풍성하게 부풀린다.화면의 색감이 유난히 고운데 이유가 있다.“우리 애니메이션이 외국의 하청작업에 오랫동안 길들여져 왔던 게 사실이에요.제작비를 낮추려니 조금이라도 재료 단가를 낮출 수밖에요.이번엔 좀 비싼 물감을 써봤어요.종이 질도 한차원 업그레이드했고요.”
황수정기자
“현란한 테크닉의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인류 미래를 고민하는 거대서사의 재패니메이션과 차별점이 뚜렷한 토종 가족애니메이션입니다.해외시장 진출이야 두고볼 일이고요.분명히 우리 관객들의 감수성에는 먹힐 수 있을 겁니다.”
이미 실사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오세암’은 정채봉의 창작동화가 원작.죽은 엄마를 그리워하는 어린 남매의 눈물겨운 우애를 그렸다.선으로 윤곽을 그리는 전통적인 셀 방식과 입체 이미지를 구현하는 3D 방식의 중간형태인 2D애니메이션이다.입체감이 살아있으면서도 화면톤이 온화한 것은 그런 장치 덕분이다.
“원작의 깊이를 잃지 않되 만화적인 흥미 요소를 드라마에 풀어내는 게 어려웠다.”는 이 대표는 “엔딩부분의 설정이 원작과 약간 달라진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에서 개봉까지는 꼬박 3년이 걸렸다.알려진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작업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주인공 길손이의 캐릭터를 다듬는 것부터 난관이었다.“촌스러운 듯하면서도 개성있는 다섯살짜리 한국아이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눈꼬리,입매를 몇번이나 올렸다 내렸다 했다.”며 웃었다.
영화는 곳곳에서 된장 냄새를 풀풀 풍긴다.그의 전작인 TV애니메이션 ‘하얀마음 백구’(2000년)가 그랬듯 이번에도 초점을 맞춘 메시지는 공동체 삶의 소중함.절집 오세암을 배경으로 앞을 못보는 누나와 길손이가 나누는 간절한 우애,스치듯 만나 남매와 소중한 인연을 맺는 스님들 이야기에 ‘관계’의 신성함이 깃들어 있다.
“지브리 스튜디오(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의 산실)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우리만의 정서로 승부를 보겠다.”는 그의 장담대로 영화는 마음약한 관객들에게 눈물깨나 찍어내게 할 것같다.설악산의 늦가을 단풍과 한겨울 설원 등 낯익은 풍광,길손이의 천진하고 익살스런 대사들이 스크린의 감성을 갈수록 풍성하게 부풀린다.화면의 색감이 유난히 고운데 이유가 있다.“우리 애니메이션이 외국의 하청작업에 오랫동안 길들여져 왔던 게 사실이에요.제작비를 낮추려니 조금이라도 재료 단가를 낮출 수밖에요.이번엔 좀 비싼 물감을 써봤어요.종이 질도 한차원 업그레이드했고요.”
황수정기자
2003-04-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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