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구석이 있는 것인가,아니면 마음을 비운 것인가.’
대북송금 관련 특검이 임박했지만 정몽헌(MH)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은 일체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물론 특검에 대비해 어떻게 준비하라는 지시도 없었다.오히려 주변에서 저렇게 가만히 있어도 되는 것인가 하고 걱정할 정도로 정중동이다.특검과 관련 그가 보인 유일한 행보는 현대건설과 현대상선 등 관계사 사장 및 임원들에게 “책임질 것이 있으면 내가 책임 지겠다.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인 것이 전부다.
●결자해지 각오
현대 관계자는 “책임지겠다는 정 회장의 발언은 당시 대북 송금이 정상적인 절차 등을 따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또 자신이 주도한 만큼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한 말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 회장이 특검에 성실히 임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지금까지와 달리 당시의 일을 소상히 밝힐 것임을 암시했다.정 회장의 한 측근은 “성실히 임하겠다는 것은 당시 현대가 한 일에 대해서 털어놓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정 회장은 아침 7시 30분이면어김없이 계동 사옥으로 출근하지만 일체의 외부접촉은 피하고 있다.주말에는 계열사 사장들과 골프를 친다.측근들이 정 회장 기분전환을 위해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물론 이 자리에서도 특검 얘기는 안한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일부에서는 정 회장의 이런 태도를 놓고 그가 특검에서 모든 것을 털어놓을지 모른다는 분석도 내놓는다.과거 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담당자들이 현직에 있어서 얘기를 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눈치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특검보다 대북사업 더 걱정
지난 달에 MH는 특검의 반대로 출금이 안풀려 방북이 무산됐다.최근 몰입했던 대북사업에도 간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당시 MH는 “내가 가면 어딜 간다고…대북사업에서 할일이 많은데 걱정이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특검보다는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개성공단 착공식이나 금강산 육로관광 정례화 등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전해진다.올해 초 육로관광이 시작됐을 때만해도 ‘의미있는 일’이라며 현대 계열사 전현직 사장 등 50여명을 모두 초청하기도 했었다.기분이 좋아 거나하게 취해 노래도 불렀다.‘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당시 MH는 “남북 경협시점에서 감히 아버님의 뜻을 따르지 않을 사람은 그룹내에 아무도 없었다.아버님이 돌아가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이런 일은 현대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북사업은 특검결과에 따라 현대의 손을 떠날 수도 있다.또 MH는 실정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특검을 앞둔 MH의 현주소다.
김성곤기자 sunggone@
대북송금 관련 특검이 임박했지만 정몽헌(MH)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은 일체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물론 특검에 대비해 어떻게 준비하라는 지시도 없었다.오히려 주변에서 저렇게 가만히 있어도 되는 것인가 하고 걱정할 정도로 정중동이다.특검과 관련 그가 보인 유일한 행보는 현대건설과 현대상선 등 관계사 사장 및 임원들에게 “책임질 것이 있으면 내가 책임 지겠다.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인 것이 전부다.
●결자해지 각오
현대 관계자는 “책임지겠다는 정 회장의 발언은 당시 대북 송금이 정상적인 절차 등을 따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또 자신이 주도한 만큼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한 말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 회장이 특검에 성실히 임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지금까지와 달리 당시의 일을 소상히 밝힐 것임을 암시했다.정 회장의 한 측근은 “성실히 임하겠다는 것은 당시 현대가 한 일에 대해서 털어놓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정 회장은 아침 7시 30분이면어김없이 계동 사옥으로 출근하지만 일체의 외부접촉은 피하고 있다.주말에는 계열사 사장들과 골프를 친다.측근들이 정 회장 기분전환을 위해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물론 이 자리에서도 특검 얘기는 안한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일부에서는 정 회장의 이런 태도를 놓고 그가 특검에서 모든 것을 털어놓을지 모른다는 분석도 내놓는다.과거 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담당자들이 현직에 있어서 얘기를 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눈치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특검보다 대북사업 더 걱정
지난 달에 MH는 특검의 반대로 출금이 안풀려 방북이 무산됐다.최근 몰입했던 대북사업에도 간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당시 MH는 “내가 가면 어딜 간다고…대북사업에서 할일이 많은데 걱정이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특검보다는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개성공단 착공식이나 금강산 육로관광 정례화 등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전해진다.올해 초 육로관광이 시작됐을 때만해도 ‘의미있는 일’이라며 현대 계열사 전현직 사장 등 50여명을 모두 초청하기도 했었다.기분이 좋아 거나하게 취해 노래도 불렀다.‘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당시 MH는 “남북 경협시점에서 감히 아버님의 뜻을 따르지 않을 사람은 그룹내에 아무도 없었다.아버님이 돌아가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이런 일은 현대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북사업은 특검결과에 따라 현대의 손을 떠날 수도 있다.또 MH는 실정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특검을 앞둔 MH의 현주소다.
김성곤기자 sunggone@
2003-04-17 2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