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의 여대생과 명문대 출신 법조인,법조인의 장모인 재력가 등이 관련 인물로 등장했던 하모(당시 22세·E여대 법학과 4년)양 납치·피살 사건의 핵심 용의자 2명이 사건 발생 1년여 만에 검거됐다.
경찰청은 중국 옌지(延吉)에서 하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모(41)·김모(40)씨를 검거,11일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했다.경찰은 이들에게 하양을 납치·감금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윤모(58·여)씨가 살인에 직접 연루됐는지 조사하고 있다.그러나 윤씨와 김씨는 살인 부분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수사 상황과 풀어야 할 의문점
송환된 윤씨는 구속된 고모로부터 “하양을 납치해주면 거액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김씨를 포섭,전모(25·구속)씨 등 다른 3명과 함께 하양을 납치한 뒤 고모에게 전화를 걸어 “성공했다.”고 보고했다고 진술했다.하지만 직접 살해했는지와 고모가 살해를 지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들은 하양을 납치한 뒤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2명을 만나 넘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경찰은 그러나 윤씨 등의 통화내역을 조사한 결과 범행을 전후해 범행 가담자들 외에 다른 사람과 전화한 사실이 없는 등 신빙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윤씨가 이들에게 범행의 대가로 1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보낸 사실이 확인됐고,구속된 다른 공범들의 진술도 윤씨의 살인교사 혐의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사건 전모를 밝히는 열쇠를 쥔 이들을 붙잡기 위해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하고 ‘적색수배’를 내렸다.지난 1월을 전후해 ‘수배전단에 실린 용의자들이 중국 칭다오(靑島)에 체류하고 있다.’,‘김씨가 박한동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호구부(주민등록증)를 위조하고 다닌다.’는 등의 첩보를 현지 교민들로부터 입수한 경찰은 수사관을 현지로 급파,지난달 25일과 28일 옌지에서 이들을 검거했다.경찰은 “김씨는 경찰을 피하기 위해 ‘쌍꺼풀’과 ‘코’를 성형 수술하고 부러진 앞니 한 개도 바꿨다.”면서 “윤씨는 동생의 여권을 위조해 소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수사는 배후로 지목된 윤씨의 ‘살인 교사’혐의를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윤씨는 하양의 납치·감금을 교사한 혐의로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윤씨는 ‘하양을 혼내주라고만 했지 죽이라고 한 적은 없다.”며 살인 교사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사건의 전말
하양은 지난해 3월6일 오전 5시30분쯤 수영장에 가려고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를 나섰다가 실종됐다.이어 열흘 뒤인 16일 경기 하남시 검단산 등산로에서 머리에 공기총 6발을 맞은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가족들은 하양의 이종사촌 오빠 김모(31·판사)씨의 장모인 윤씨를 사건 배후로 지목했다.부산지역 재력가인 윤씨가 평소 사위 김씨와의 관계를 의심,하양을 미행하고 괴전화를 거는 등 괴롭혀 왔기 때문이다.경찰은 광범위한 탐문수사 끝에 김씨와 윤씨를 살해 용의자로 지목했으나,두 사람은 이미 홍콩과 베트남으로 달아난 뒤였다.
●하양 가족들 표정
딸을 살해한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을 들은 아버지 하택환(58)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속이 후련하지만,그래도 안타까운 심정을달랠 길 없다.”고 털어놓았다.딸을 잃은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족은 지난달 서울 삼성동에서 경기도로 집을 옮겼다.
하씨는 “집을 옮긴 뒤에도 딸의 소지품들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따로 마련한 방에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하씨는 지난해 7월 용의자들을 붙잡기 위해 직접 베트남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경찰청은 중국 옌지(延吉)에서 하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모(41)·김모(40)씨를 검거,11일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했다.경찰은 이들에게 하양을 납치·감금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윤모(58·여)씨가 살인에 직접 연루됐는지 조사하고 있다.그러나 윤씨와 김씨는 살인 부분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수사 상황과 풀어야 할 의문점
송환된 윤씨는 구속된 고모로부터 “하양을 납치해주면 거액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김씨를 포섭,전모(25·구속)씨 등 다른 3명과 함께 하양을 납치한 뒤 고모에게 전화를 걸어 “성공했다.”고 보고했다고 진술했다.하지만 직접 살해했는지와 고모가 살해를 지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들은 하양을 납치한 뒤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2명을 만나 넘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경찰은 그러나 윤씨 등의 통화내역을 조사한 결과 범행을 전후해 범행 가담자들 외에 다른 사람과 전화한 사실이 없는 등 신빙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윤씨가 이들에게 범행의 대가로 1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보낸 사실이 확인됐고,구속된 다른 공범들의 진술도 윤씨의 살인교사 혐의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사건 전모를 밝히는 열쇠를 쥔 이들을 붙잡기 위해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하고 ‘적색수배’를 내렸다.지난 1월을 전후해 ‘수배전단에 실린 용의자들이 중국 칭다오(靑島)에 체류하고 있다.’,‘김씨가 박한동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호구부(주민등록증)를 위조하고 다닌다.’는 등의 첩보를 현지 교민들로부터 입수한 경찰은 수사관을 현지로 급파,지난달 25일과 28일 옌지에서 이들을 검거했다.경찰은 “김씨는 경찰을 피하기 위해 ‘쌍꺼풀’과 ‘코’를 성형 수술하고 부러진 앞니 한 개도 바꿨다.”면서 “윤씨는 동생의 여권을 위조해 소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수사는 배후로 지목된 윤씨의 ‘살인 교사’혐의를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윤씨는 하양의 납치·감금을 교사한 혐의로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윤씨는 ‘하양을 혼내주라고만 했지 죽이라고 한 적은 없다.”며 살인 교사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사건의 전말
하양은 지난해 3월6일 오전 5시30분쯤 수영장에 가려고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를 나섰다가 실종됐다.이어 열흘 뒤인 16일 경기 하남시 검단산 등산로에서 머리에 공기총 6발을 맞은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가족들은 하양의 이종사촌 오빠 김모(31·판사)씨의 장모인 윤씨를 사건 배후로 지목했다.부산지역 재력가인 윤씨가 평소 사위 김씨와의 관계를 의심,하양을 미행하고 괴전화를 거는 등 괴롭혀 왔기 때문이다.경찰은 광범위한 탐문수사 끝에 김씨와 윤씨를 살해 용의자로 지목했으나,두 사람은 이미 홍콩과 베트남으로 달아난 뒤였다.
●하양 가족들 표정
딸을 살해한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을 들은 아버지 하택환(58)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속이 후련하지만,그래도 안타까운 심정을달랠 길 없다.”고 털어놓았다.딸을 잃은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족은 지난달 서울 삼성동에서 경기도로 집을 옮겼다.
하씨는 “집을 옮긴 뒤에도 딸의 소지품들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따로 마련한 방에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하씨는 지난해 7월 용의자들을 붙잡기 위해 직접 베트남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2003-04-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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