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개혁 - 성공으로 가는 길

[열린세상] 개혁 - 성공으로 가는 길

강지원 기자 기자
입력 2003-04-04 00:00
수정 2003-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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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은 소수자에 의해 추진되지만,성공여부는 다수자의 공감여부에 의해 결정된다.개혁이 아무리 부지런하고 역동적인 인물들에 의해 추진되어도 결국은 다수자가 감동하고 박수를 보내주지 않으면 실패나 절반의 성공에 그치게 된다.떡 줄 사람이 아무리 맛있는 떡이라고 주장해도,떡 받아먹을 사람이 아직 공감하지 못한다면 결코 맛있는 떡일 수 없는 것과 같다.

개혁은 왜 하는가.많은 사람들이 좀더 안녕하고 좋은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서 한다.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개혁을 수용하지 못한다면 누구를 위한 개혁이냐는 비난을 받게 된다.더 나아가 이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거나 더 나빠졌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실패한 개혁으로 단정지을 수밖에 없게 된다.

개혁이 참된 성공을 보려면 몇몇 재주있는 소수자들의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만 가지고는 안 된다.다수자의 의견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즉 다수자의 공감을 얻어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이는 곧 개혁에는 제도개혁과 함께 의식개혁이 동반해 주어야 성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우리가 지금 주목하는 것은 반짝거리는 소수자의 개혁아이디어가 아니라 다수자의 동참을 얻어내기 위한 공감프로그램이다.소수자의 의견을 다수자 의견으로 확산시키는 과정이 곧 의식개혁이기 때문이다.

소수의 개혁추진파가 가장 유의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다.소수의 창의적 발상을 다수자에게 전파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우선 개혁추진파는 성급해서는 안 된다.다수자들의 생각과 습관을 바꾸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또한 무리해서도 안 된다.아직 준비 안된 수요자들에겐 아무리 좋은 개혁이라도 소화불량에 걸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단순한 소화불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저항과 불평불만까지 초래할 가능성도 생겨난다.

이런 뜻에서 개혁이란 곧 설득이다.설득 없는 개혁은 강요일 뿐이다.쿠데타가 그런 것이다.일종의 폭력이라고도 할 수 있다.개혁의 성공을 위한 설득프로그램으로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홍보다.홍보는 자신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주입시키는 방법이다.그러나 이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일방향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토론이다.토론은 쌍방향방식이라는 점에서 홍보보다 훨씬 훌륭한 방법이다.토론에는 우선 쌍방향간에 자신의 의사를 잘 표현할 줄 아는 연습이 필요하다.의사표현이 자유롭고 익숙하지 않으면 상대의 의사를 바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또 타자의 의사표현을 잘 경청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잘 들을 줄 모른다면 쌍방향적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그리고 화자(話者)들 사이에 ‘다름’을 인정하는 ‘여백’을 갖는 연습이 필요하다.일방적 강요가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는 자세가 없으면 충돌밖에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같은 표현과 경청과 여백에서 타협과 양보가 나온다.거기에서 개혁의 성공이 기대된다.

진보쪽이든 보수쪽이든 지금 이 시대의 화두는 개혁이다.짧은 시간에 너무나 많은 인류적 과제가 쌓여져 있는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개혁의 수요가 많다.개혁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좋은 상품이다.그러나 아주 깨지기 쉽고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상품이다.아름다운 크리스털 제품과 같다.

개혁은 소수의 추진자와 다수의 수요자 모두에게 열린 자세를 요구한다.그리고 인내심을 요구한다.또 서로에게 따뜻함을 요구한다.닫힌 자세는 독선과 오만을 낳는다.인내심의 부족은 졸속과 과격함을 가져온다.차가움은 적군과 아군을 갈라놓아 한쪽에 원한과 복수심을 유발한다.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청와대 앞길을 개방했을 때,DJ(김대중 전 대통령)가 남북정상의 길을 열었을 때 다수는 박수를 쳤다.다수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렇지 못한 개혁들은 낱낱이 실패로 돌아갔다.그런 과거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것인가 곰곰이 새겨 볼 일이다.

강 지 원 변호사
2003-04-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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