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전쟁/유탄 맞는 美상징브랜드...코카콜라·맥도널드 등 각국서 美호감도 추락

부시의 전쟁/유탄 맞는 美상징브랜드...코카콜라·맥도널드 등 각국서 美호감도 추락

입력 2003-03-28 00:00
수정 2003-03-2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미국의 일방적 외교정책으로 인해 미국을 대표하는 거대 브랜드들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브랜드 노후화 현상과 신흥 개발국의 브랜드 성장으로 이미 하향세를 걷고 있는 코카콜라,맥도널드,나이키 등이 최근 이라크 공격으로 미국의 국가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침공 부정적 영향

워싱턴의 퓨 리서치 센터 조사에서 지난 1년 사이 영국인들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75%에서 48%로 뚝 떨어졌다.하지만 이는 그나마 가장 나은 경우다.프랑스에서는 63%에서 31%로,러시아에서는 61%에서 28%로 곤두박질쳤다.터키의 미국 호감도는 12%에 불과하다.국가 호감도가 이같이 급전직하한 데는 미국의 독단적인 이라크 침공의 영향이 작용한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문제는 국가 이미지 추락이 정치적 영역을 넘어 경제적 손실까지 초래한다는 점이다.매사추세츠주의 브랜데이스대학 국제경제 및 재정 대학원 교수인 스펀천 박사는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미국상품이 선호됐던 이유는미국의 국가 이미지가 인간의 권리를 존중하는 자유사회라는 점이 작용했기 때문이었다.”면서 “전쟁에서 비롯된 부정적 국가 이미지는 미국 기업에 상당한 손실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에 대한 반감은 미국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코카콜라,맥도널드,말보로 등 미국 브랜드에 대한 구매 거부 바람이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거세게 불고 있다.독일의 한 웹사이트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월트디즈니까지 총 27개의 미국 대표 브랜드를 열거하고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그나마 이들 기업에 다행인 점은 이같은 움직임이 미국상품에 대한 불만 때문이 아니라 미국 정책으로 인해 불거졌다는 점이다.퓨 리서치센터 조사에서 각국의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국제문제를 다룸에 있어 지나치게 독단적이고 국가간 빈부격차를 부추기고 있다고 평가했다.또한 미국문화 수용을 강요하는 점에 분개했다.

●브랜드 이름 빼버리기도

이들 기업 역시 미국의 국가 이미지가 과거처럼 상품판매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는분위기다.코카콜라,맥도널드 등은 최근 미국 브랜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국적 취향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무려 100년 동안 단 한 가지 상품만을 생산했던 코카콜라가 200여개의 하위 브랜드를 만들어 상품 다양화에 주력하고 있고 매년 그 수는 증가하고 있다.특히 쿠아트로,사류사이사이,보나쿠아 등 지역색을 반영한 상품 이름으로 토착화를 시도하는 한편 코카콜라라는 회사이름을 제품 용기에서 삭제하기도 한다.맥도널드 역시 각국의 입맛에 맞춰 메뉴를 다양화하고 매장 인테리어의 변화도 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미주의 구호는 금세 사그라질 것이고 불매운동 역시 상징적 의미일 뿐 기업에 실질적인 타격은 주지 못한다고 주장한다.하지만 더이상 미국은 자유와 꿈을 상징하지 않으며 현재 미국의 국가 이미지 추락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 각국 전문가들의 평가다.

강혜승기자 1fineday@
2003-03-28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