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평화가 있어야 바깥의 평화를 이룰 수 있다.” ‘평화를 노래하는 살아있는 부처’ 틱 낫한(77) 스님은 평화와 화해의 화두를 강하게 던졌다.방한 중인 스님은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시간여 동안 시종일관 ‘깨어있는 마음(mindfulness)’을 역설하면서 이땅과 세계의 평화를 기원했다. 수행한 비구,비구니 15명과 단상에 마련된 좌복에 앉아 10여분간의 ‘나무관세음보살’독송과 명상으로 시작한 기자회견에서 스님은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물며 나를 바라볼 때 세상의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나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정치를 배우고 단련됐지만 평화 만들기 수행은 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지도자들이 화와 두려움에 빠지지 않고 마음 속 평화를 통해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가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과 북한 핵을 둘러싼 집중적인 질문에 “나는 불교 수행자이지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한 스님은 미국을 겨냥해 “남에게 고통을 준다면 자신도 고통을 받게 될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분단상황에 대해 “남북한 사람들의 가슴 속에 형제애의 씨앗이 깃들어 있음을 안다.”며 “그 씨앗에 자비로운 마음으로 물을 준다면 분명히 평화와 화해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지금 상황에서 남한 정부와 국민은 북한에 어떤 형태의 전쟁도 원치 않으며 북한 동포를 끝까지 도울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천명해야 합니다.이런 선언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인간애와 동포애에 바탕해야 합니다.”
선수행으로부터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는 스님은 한국 선(禪)불교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불교는 재가자건 출가자든 누구나 수행할 수 있는 가르침입니다.변화하는 시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선 불교도 꾸준히 변해야 합니다.한국에서 맥이 온전하게 이어진다는 선불교도 누구가 쉽게 수행하고 누구에게나 다가갈 수 있는 불교가 돼야 합니다.불교를 일상의 수행으로 받아들이는 서구의 많은 사람들은 평소 생활에서 많은 이익과 공덕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그동안 수행을 통해 배운 것은 ‘우리 안의 평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라는 스님은 “일상 속에서 수행을 통해 평화를 경험하고 어떻게 평화를 전파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이 ‘깨어있는 마음’을 가질 때 우리 자신의 고통과 화를 순화시키고 모든 인간관계의 갈등을 푸는,기적처럼 아름다운 일이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스님이 프랑스 보르도에 세운 수행공동체 플럼 빌리지(자두마을)엔 세계 35개국에서 온 수행자들이 의식적인 걷기와 호흡으로 내면을 가꾼다.‘바쁜 일상에서 이런 의식적인 관찰수행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한 잔의 차를 마실때 마음을 모아 마신다면 더욱 그윽하게 느끼고 즐길 수 있습니다.식사할 때나 차를 타고 갈 때,설겆이를 할 때도 순간순간 마음을 챙겨서 자신을 관찰한다면 더욱 즐거운 일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기자들에게 법문할 기회를 많이 가졌다는 스님은 한국 언론에도 한마디를 던졌다.“기자들이 마음 속에 화와 두려움을 갖고 있다면 결코 사회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수행과 마음챙기기를 통해 마음을 잔잔하게 가라않힌다면 모든 상황을 더욱 직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에 머물지 못한채 미래를 걱정하며 달려가기만 한다.”는 스님은 한걸음 한걸음을 깨어있는 마음으로 응시한다면 옆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수 있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과거와 미래는 현재와 맞닿아있습니다.마음을 변화시킴으로써 악업도 선업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지요.지금 깨어있다면 미래에 대한 걱정없이 더 현실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기자회견은 합장한 비구 비구니들의 ‘우리는 지금 진정 깨어있는가’라는 노래로 마무리됐다.‘깨어 있는가’라는 화두는 그렇게 잔잔하지만 강한 메시지로 풀어졌다.
글 김성호기자 kimus@ 사진 이언탁기자 utl@
◆도올 김용옥씨 쓴소리
문화일보 기자로 일하고 있는 도올 김용옥씨는 지난 17일 서울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어렵게 만난 틱 낫한 스님에 대해 “훌륭한 스님이라고 믿는다.”면서 “그러나 매우 평범한 사람이었고,내가 받은 스님의 인상은 거리낌과 구속,그리고 회피였다.”고 주장했다.
도올은 틱 스님이 말없이 식사를 마친 뒤 “밥 먹는 순간에 말을 한다는 것은 밥을 먹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히자 “불교는 선·악을 초월하는 초윤리적 종교인데,당신의 가르침은 너무 사소하게 윤리적입니다.”라고 응대했다.
도올은 “당신의 평화·환경 시위를 빙자해서 많은 기금을 조성하려는 계획도 있다는데….이런 상업주의가 과연….”이라고 질문하는 도중 통역원이 가로막았다고 전했다.
도올은 “스님이 매우 평범하기에 사소하기 쉽고 또 원시불교의 본질에 가까운 메시지를 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우리 국민이 새겨야 할 것은 종교사대주의,문화사대주의로부터의 해방”이라고 말했다.
도올은 “우리나라야말로 세계 어느곳보다도 원시불교의 공동체정신이 잘 보존돼 있다.”며 “틱스님의 열풍도 좋지만 산사에서 홀로 정진하고 있는 우리나라 수행승의 진실이야말로 더 고귀한 평화의 길이라는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호기자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나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정치를 배우고 단련됐지만 평화 만들기 수행은 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지도자들이 화와 두려움에 빠지지 않고 마음 속 평화를 통해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가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과 북한 핵을 둘러싼 집중적인 질문에 “나는 불교 수행자이지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한 스님은 미국을 겨냥해 “남에게 고통을 준다면 자신도 고통을 받게 될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분단상황에 대해 “남북한 사람들의 가슴 속에 형제애의 씨앗이 깃들어 있음을 안다.”며 “그 씨앗에 자비로운 마음으로 물을 준다면 분명히 평화와 화해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지금 상황에서 남한 정부와 국민은 북한에 어떤 형태의 전쟁도 원치 않으며 북한 동포를 끝까지 도울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천명해야 합니다.이런 선언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인간애와 동포애에 바탕해야 합니다.”
선수행으로부터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는 스님은 한국 선(禪)불교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불교는 재가자건 출가자든 누구나 수행할 수 있는 가르침입니다.변화하는 시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선 불교도 꾸준히 변해야 합니다.한국에서 맥이 온전하게 이어진다는 선불교도 누구가 쉽게 수행하고 누구에게나 다가갈 수 있는 불교가 돼야 합니다.불교를 일상의 수행으로 받아들이는 서구의 많은 사람들은 평소 생활에서 많은 이익과 공덕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그동안 수행을 통해 배운 것은 ‘우리 안의 평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라는 스님은 “일상 속에서 수행을 통해 평화를 경험하고 어떻게 평화를 전파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이 ‘깨어있는 마음’을 가질 때 우리 자신의 고통과 화를 순화시키고 모든 인간관계의 갈등을 푸는,기적처럼 아름다운 일이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스님이 프랑스 보르도에 세운 수행공동체 플럼 빌리지(자두마을)엔 세계 35개국에서 온 수행자들이 의식적인 걷기와 호흡으로 내면을 가꾼다.‘바쁜 일상에서 이런 의식적인 관찰수행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한 잔의 차를 마실때 마음을 모아 마신다면 더욱 그윽하게 느끼고 즐길 수 있습니다.식사할 때나 차를 타고 갈 때,설겆이를 할 때도 순간순간 마음을 챙겨서 자신을 관찰한다면 더욱 즐거운 일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기자들에게 법문할 기회를 많이 가졌다는 스님은 한국 언론에도 한마디를 던졌다.“기자들이 마음 속에 화와 두려움을 갖고 있다면 결코 사회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수행과 마음챙기기를 통해 마음을 잔잔하게 가라않힌다면 모든 상황을 더욱 직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에 머물지 못한채 미래를 걱정하며 달려가기만 한다.”는 스님은 한걸음 한걸음을 깨어있는 마음으로 응시한다면 옆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수 있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과거와 미래는 현재와 맞닿아있습니다.마음을 변화시킴으로써 악업도 선업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지요.지금 깨어있다면 미래에 대한 걱정없이 더 현실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기자회견은 합장한 비구 비구니들의 ‘우리는 지금 진정 깨어있는가’라는 노래로 마무리됐다.‘깨어 있는가’라는 화두는 그렇게 잔잔하지만 강한 메시지로 풀어졌다.
글 김성호기자 kimus@ 사진 이언탁기자 utl@
◆도올 김용옥씨 쓴소리
문화일보 기자로 일하고 있는 도올 김용옥씨는 지난 17일 서울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어렵게 만난 틱 낫한 스님에 대해 “훌륭한 스님이라고 믿는다.”면서 “그러나 매우 평범한 사람이었고,내가 받은 스님의 인상은 거리낌과 구속,그리고 회피였다.”고 주장했다.
도올은 틱 스님이 말없이 식사를 마친 뒤 “밥 먹는 순간에 말을 한다는 것은 밥을 먹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히자 “불교는 선·악을 초월하는 초윤리적 종교인데,당신의 가르침은 너무 사소하게 윤리적입니다.”라고 응대했다.
도올은 “당신의 평화·환경 시위를 빙자해서 많은 기금을 조성하려는 계획도 있다는데….이런 상업주의가 과연….”이라고 질문하는 도중 통역원이 가로막았다고 전했다.
도올은 “스님이 매우 평범하기에 사소하기 쉽고 또 원시불교의 본질에 가까운 메시지를 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우리 국민이 새겨야 할 것은 종교사대주의,문화사대주의로부터의 해방”이라고 말했다.
도올은 “우리나라야말로 세계 어느곳보다도 원시불교의 공동체정신이 잘 보존돼 있다.”며 “틱스님의 열풍도 좋지만 산사에서 홀로 정진하고 있는 우리나라 수행승의 진실이야말로 더 고귀한 평화의 길이라는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호기자
2003-03-1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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