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대한상의 회장(두산중공업 회장)은 지난해 11월 국제상업회의소(ICC) 부회장으로 선임된 뒤 상의와 두산중공업 사내게시판에 소감문을 띄운 적이 있다.첫 문구가 “나는 행복합니다.”였다.
그런데 당시 두산중공업은 사측이 국내 대기업 사상 처음 단체협약의 해지를 일방 통보하기 직전의 상황이었다.노사가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였는데도 정작 총수는 ‘행복’하다니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었다.
두산중공업 사태가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은 박 회장의 이같은 안이한 상황인식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올들어 노조원 배달호씨 분신자살 사건으로 다시 촉발된 노사 갈등은 갈수록 극한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노조는 이를 기회로 사측을 압박했고,사측은 노조원들의 성향을 분류한 뒤 불이익을 주는 식으로 맞섰다.
사측은 결국 노동부의 특별조사에서 부당노동행위가 드러나 노동부 중재단 권고안을 받아들이게 됐다.명분과 실리를 잃고 불명예만 떠안은 꼴이다.특히 김상갑 사장 등 최고 책임자와 실무자들이 사법처리될 가능성마저 제기되면서 사측의 대응방식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 이르기까지 박 회장은 무엇을 했느냐는 점이다.‘집안일’을 소홀히 한 채 ‘집밖일’만 신경 썼다는 비판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그가 대외 활동에 쏟은 노력의 일부만이라도 할애해 노조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댔다면 회사가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수장으로 기업인들의 불만을 정부에 전달하기에 앞서 내부의 ‘잔소리’부터 귀를 기울여야 했다.그것은 본인이나 회사,국가경제를 위해서도 필요했다고 본다.
박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국제상업회의소 부회장을 맡아 국제적으로 꽤 알려진 인물이다.그렇지만 집안일을 계속 방치할 경우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외치(外治)’도 발목잡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
김경두 산업부 기자golders@
그런데 당시 두산중공업은 사측이 국내 대기업 사상 처음 단체협약의 해지를 일방 통보하기 직전의 상황이었다.노사가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였는데도 정작 총수는 ‘행복’하다니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었다.
두산중공업 사태가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은 박 회장의 이같은 안이한 상황인식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올들어 노조원 배달호씨 분신자살 사건으로 다시 촉발된 노사 갈등은 갈수록 극한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노조는 이를 기회로 사측을 압박했고,사측은 노조원들의 성향을 분류한 뒤 불이익을 주는 식으로 맞섰다.
사측은 결국 노동부의 특별조사에서 부당노동행위가 드러나 노동부 중재단 권고안을 받아들이게 됐다.명분과 실리를 잃고 불명예만 떠안은 꼴이다.특히 김상갑 사장 등 최고 책임자와 실무자들이 사법처리될 가능성마저 제기되면서 사측의 대응방식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 이르기까지 박 회장은 무엇을 했느냐는 점이다.‘집안일’을 소홀히 한 채 ‘집밖일’만 신경 썼다는 비판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그가 대외 활동에 쏟은 노력의 일부만이라도 할애해 노조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댔다면 회사가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수장으로 기업인들의 불만을 정부에 전달하기에 앞서 내부의 ‘잔소리’부터 귀를 기울여야 했다.그것은 본인이나 회사,국가경제를 위해서도 필요했다고 본다.
박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국제상업회의소 부회장을 맡아 국제적으로 꽤 알려진 인물이다.그렇지만 집안일을 계속 방치할 경우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외치(外治)’도 발목잡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
김경두 산업부 기자golders@
2003-02-2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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