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긴급점검] ② 재난 무방비 실태

[지하철 긴급점검] ② 재난 무방비 실태

조덕현 기자 기자
입력 2003-02-21 00:00
수정 2003-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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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이용객의 안전이 방치돼 있다.자칫하면 참사가 손짓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운행중인 지하철은 서울·부산·대구·인천 등 4개 도시에서 12개 노선에 이른다.총연장이 411.5㎞에 달한다.

서울 지하철은 289개 역사 가운데 246곳이 지하에 있다.특히 1∼8호선까지 건설되면서 평균 지하 30여m까지 내려갔고 한강 밑을 지나는 곳도 2곳이나 있다.기존 구간과의 환승이나 보상비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사고가 나면 바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형식적인 안전시설

서울시는 대구 지하철 사고가 터지자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정밀 안전점검에 들어갔다.긴급 대피연습도 했다.그러나 시민들의 눈에는 ‘사후약방문’으로 비치고 있다.

하루 700만명이 이용하지만 지하철에는 ‘안전’은 없었다.겨우 일상에서 항상 생길 수 있는 사고 대처 수준의 시설만 설치돼 있을 뿐 ‘재난’등 대형 사고에 대비한 시스템은 부재상태나 마찬가지다.전동차에는 칸마다 2개의 소화기만 달랑 비치돼 있다.비상대피요령은 수많은 광고물 속에 파묻혀 찾기도 어렵다.방연마스크도 비치돼 있지만 승객용은 하나도 없고 운전실에 승무원 것만 2개다.

대합실에서 한 층 더 내려가 수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승강장에는 정작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다. 서울시는 소방법 기준에 따라 정거장과 터널에 환기시설을 갖췄다고 설명했다.정거장의 경우 반경 40m 이하일 때는 시간당 5만㎥,반경 40m 이상일 때는 5만 5000㎥ 처리용량으로 시설을 꾸몄다는 것.

그러나 지난 19일 을지로 입구역의 모의훈련에서 연막탄을 1개 터뜨렸는데도 연기가 빠져 나가는데 10분 이상 걸렸다.현장에 있던 이명박 서울시장조차 “연막탄만 터뜨렸는 데도 숨쉬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관련 규정도 엉성하다.서울시가 따른 소방법은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했을 뿐 대형 참사 앞에서는 무방비상태나 마찬가지다.문제가 드러난 전동차 내장재도 대부분 내구성 및 내연성이 우수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을 쓴다.하지만 국내법의 기준이 선진국 기준과 달라 비교도 못하는 실정이다.

●경영합리화와 안전은 동전의 양면

무리한 인원 감축이 화를 부를수 있다는 지적이 고개를 든다.안전에 비중을 두고 시설과 인력을 배치하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서울시만 해도 연간 8000억원의 적자가 생기는 터에 안전에 비중을 둘 수 없다는 게 현실이다.대구 사고도 인력 감축을 이유로 기관사 한 명만 태워 효율적인 대처가 어려웠다는 지적이다.대구지하철처럼 1인승무제를 도입하고 있는 곳이 수도권의 국철 분당선과 서울 도시철도공사 5∼8호선및 인천·부산·대구지하철로,안전 문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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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현기자 hyoun@
2003-02-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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